코로나19 확진, 도밍고 ‘엎친 데 덮친 격’

입력 2020-03-23 09:41 수정 2020-03-23 10:28
플라시도 도밍고.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고의 성악가 중 한 명인 플라시도 도밍고(79)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도밍고는 22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것을 여러분께 알리는 것이 도의적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의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멕시코에 머무는 도밍고는 자신과 가족이 “의료상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기간 동안”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가족)의 건강상태는 양호하지만, 기침과 발열 증세를 경험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밍고는 “(이 바이러스를) 가능한 한 조심하라”면서 “손을 자주 씻고 다른 사람과 최소 6피트(약 2m) 이상 거리를 두며,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라”고 당부했다. 또 “가능한 집에 있기를 바란다”며 “여러분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해 지방 정부의 지침과 규정을 따라 달라. 우리는 바이러스와 맞서 싸울 수 있으며, 곧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오페라계의 최고 권위자로 군림해온 도밍고는 지난 수십 년간 동료 성악가 등에게 성추행 등 성폭력을 일삼았다는 미투 폭로의 중심에 서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피해 사실을 폭로한 여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사과했다가 이틀 만에 번복하면서 세계 오페라 관계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미투 폭로 이후에도 미국을 제외하고 도밍고에게 무대를 터주던 유럽 권위의 오페라극장들도 도밍고의 공연을 속속 취소하고 있다. 최근 도밍고는 유럽 오페라의 상징인 독일 오페라계로부터 퇴출 통보를 받았다. 독일 베를린 도이치오퍼는 오는 6월 예정돼 있던 도밍고의 ‘돈 카를로’ 출연을 취소했으며, 함부르크 슈타츠오퍼도 ‘시몬 보카네그라’에 그가 출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국 런던의 로열오페라 하우스 역시 도밍고의 여름 공연을 모두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오페라도 과거 도밍고가 여성들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내용의 고발을 접수했으며 그 고발이 믿을만하다고 밝힌 상태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