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 직전 호주 할아버지와 반려묘 코코의 마지막 만남

입력 2020-03-07 05:30
데일리메일

대장암과 신장암으로 병원 침대에서 사경을 헤매던 할아버지와 극적으로 재회한 반려묘 코코의 마지막 만남이 많은 이들을 울리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5일(현지시간) 죽음이 임박한 할아버지를 위해 반려묘를 몰래 병원에 숨겨 들어간 가족의 사연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사는 할아버지 폴 루이스는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곧장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그러나 대장암과 신장암을 앓던 할아버지의 상태는 좋지 않았고 의료진은 모르핀을 투여하는 것 외에 더는 손쓸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의 설명을 들은 할아버지의 손녀 앨리샤 포티는 절망에 빠졌다. 가슴 아픈 건 손녀뿐만이 아니었다. 할아버지의 반려묘 코코 역시 할아버지와의 이별을 직감한 듯 쉴 새 없이 울어댔다.

앨리샤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랜 세월을 할아버지와 함께 보낸 19살 고양이 코코는 할아버지가 입원하신 지 이틀이 지난 뒤부터 집에 없는 할아버지를 미친 듯이 찾아다녔다”고 전했다.

당시 코코의 행동을 지켜보던 앨리샤의 남자친구는 어떻게 해서든 할아버지와 코코를 만나게 해주자고 제안했다. 앨리샤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코코를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병원에 동물을 데리고 들어갈 수는 없었기에 두 사람은 코코를 가방 속에 숨겨 들어가기로 했다.

앨리샤는 “가방 문을 잠가야 했기 때문에 혹여나 코코가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을까 여러 개의 가방에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며 적당한 가방을 골랐다”며 “가방 안이 불편할 법도 했지만 코코는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는 걸 아는 듯 병원으로 향하는 내내 얌전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병원에 몰래 들어간 코코는 할아버지를 만나자 울부짖기 시작했다. 할아버지 역시 모르핀 주사를 맞고 의식이 희미한 상태에서도 고양이를 눈에 담으려 애를 썼다.

이 모습을 본 앨리샤와 남자친구를 비롯한 가족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고양이가 병원에 들어온 걸 눈치챈 병원 관계자 역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할아버지와 코코의 마지막 인사를 눈감아주었다.

다음날 할아버지는 자신과 함께 늙어버린 코코를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다. 데일리메일은 가장 친한 친구였던 반려묘 코코와 극적인 작별 인사를 나눈 할아버지가 지난 2일 밤 생을 마감했다고 전했다.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