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찾아 협치 강조한 정세균…“협치 않고는 한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

입력 2020-01-15 17:33
문희상 국회의장이 15일 오후 국회 의장실을 예방한 정세균 국무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취임 다음날인 15일 국회를 찾아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 지도부를 만났다. 정 총리는 “국민을 잘 섬긴다는 목표는 국회나 행정부나 똑같다”며 협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만남은 황 대표의 지방 일정으로 무산됐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국무회의를 주재한 뒤 국회를 찾아 문 의장을 만났다. 문 의장은 정 총리에게 “미스터 스마일의 진면목이 드러날 때가 됐다”며 덕담을 건넸다. 정 총리는 “의장님이 결심을 하셔서 빨리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셔서 감사한다”고 화답했다.

정 총리는 국회와 행정부 간 협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총리는 “협치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사실은 그게 잘 이뤄진 적은 별로 없다”며 “협치를 하지 않고는 한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인 탓에 쉬운 과제는 아니지만 다시 한번 도전해야 하는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을 잘 섬긴다고 하는 목표는 국회나 행정부나 다 똑같다”며 “목표가 같은데 힘을 합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어 새로운 전형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세균 신임 국무총리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를 예방,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 총리는 여야 지도부 중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가장 먼저 예방했다. 협치에 대한 의지를 재차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총리는 “새로 구성되는 국회에서 협치하지 않으면 이 나라가 한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며 “ 국민만 바라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힘을 모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손 대표는 “지금같이 행정부와 국회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의회를 잘 아는 분이 행정 책임자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경제의 중요성을 생각해 대통령이 정 총리를 임명했는데, 첫 일성인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겠다’는 아주 중요한 말이다. 기업 활성화로 기업의 투자를 통해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는 정부를 만들어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 총리는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을 찾아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를 만났다.

정 총리는 이 대표에게 “정부 입장에서 신속하게 처리돼야 할 법들이 2월과 4월, 5월에 (국회에서) 잘 처리돼 올해는 국민께서 덜 걱정하고 국정을 원만하게 할 수 있도록 잘 도와달라”며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잘 준비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가장 큰 과제이고, 국회에서의 법·제도 정비가 꼭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복잡한 사안이 많고 하나하나 잘 관리하며 끌어가야 해 어려울 텐데, 당·정·청 간 긴밀하게 소통해가면서 잘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친정을 잊지 말고, 친정에서도 많이 도울 테니 많은 도움 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 원내대표도 정 총리에게 “책임총리로서 협치의 총리, 통합의 총리로서 많은 성과를 내달라”고 했다. 이밖에 정 총리는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만나 취임 인사를 나눴다.

한편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지도부와의 만남은 무산됐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교안 대표가 충북·충남도당 신년인사회에 가는 일정 때문에 정 총리와 못 만났고 추후 예방 일정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심재철 원내대표와의 만남도 밀리게 됐다. 한국당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지난 14일 (정 총리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실무적인 일정이 맞지 않아서 일정을 못 잡은 상황”이라며 “(정 총리가) 황 대표를 먼저 만난 뒤 심 원내대표를 만날 것 같다”고 말했다.

손재호 김용현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