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 싶었다…” 에이스 전광인의 아쉬움

입력 2020-01-11 21:38
전광인이 11일 중국 장먼의 장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 예선 준결승전이 끝난 뒤 인터뷰하고 있다. 중국 장먼=이동환 기자

“이기고 싶어서, 이제는 이길 때가 됐다고 생각을 해서 공 하나 하나에 힘을 실어 때렸는데…뭐 할 말이 없는 것 같아요. 죄송하단 말 밖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은 11일 중국 장먼의 장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 예선 준결승전에 모든 힘을 다 쏟아 부었다. 플레이 하나 하나마다 전력을 다 하고 있다는 게 관중석까지 전해질 정도였다.

이날 경기가 끝난 직후 만난 에이스 전광인(현대캐피탈)의 눈가는 촉촉해져 있었다. 결승전까지 단 한 걸음. 그는 승리에 대한 염원으로 누구보다 높게 날아올랐다. 서브와 블로킹 득점 1개씩을 포함해 양팀 통틀어 최다인 25점을 올렸다. 운이 조금만 더 따라줬다면 충분히 이겼을 경기. 아쉬움을 가늠할 수조차 없었다.

전광인은 “말할 게 없다. 죄송하다는 말씀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다”며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코트에 쏟아 부어서 좀 남자배구의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바꾸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께 많이 죄송스럽다”고 했다.

전광인(왼쪽)이 11일 중국 장먼의 장먼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의 준결승전 경기 중 높게 뛰어올라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국제배구연맹(FIVB) 제공

그의 말처럼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은 사력을 다해 남자배구의 희망을 보여줬다. 조별리그에서 두 번의 풀세트 접전을 펼치고도 이날 아시아 최강 이란을 맞아 4세트에 경기를 역전시키는 저력을 보여줬다. ‘졌지만 잘 싸운’ 선수들에게 팬들의 응원도 쏟아졌다.

이에 대해 전광인은 “저희가 지금 하는 배구보다 더 발전해야 한다”며 “그 동안 형들이 많이 이끌어줬다면 이제는 어린 선수들이 대표팀에 들어와 이끌어 가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장먼=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