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시킨 뒤 집단성폭행…베트남 여대생 살인사건 전모

입력 2019-12-30 17:15
디엔비엔에서 열린 공개재판 모습. 베트남뉴스

마약범죄에 쓰인 돈을 갚지 않은 채무자를 협박하기 위해 대학생 딸을 납치, 성폭행한 뒤 살해한 베트남 남성 6명이 사형판결을 받았다.

29일 베트남뉴스 등 현지 언론들은 올해 초 베트남 전역을 충격에 빠뜨린 여대생 집단 성폭행 및 살인 사건 피고인들의 최종 재판 과정을 주요뉴스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올해 초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디엔비엔 지역에서 일어났다. 여대생 A양은 설 연휴 기간을 맞아 고향에 돌아왔다가 변을 당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모친 히엔(44)을 돕기 위해 배달을 나갔던 그는 한 폐가에서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됐다.

수사 결과 A양의 모친 히엔은 마약을 밀수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제 몫을 받지 못해 앙심을 품은 밀수 가담자들이 A양을 상대로 복수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히엔은 이번 사건 주범인 또안(38)으로부터 2009년 마약을 구매한 뒤 3억동(약 1500만원)의 대금을 갚지 않았다. 당시 마약 밀매 혐의로 징역형을 받고 수감된 또안은 올해 초 출소해 히엔을 만나 돈을 갚으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분노한 또안은 히엔의 헤로인 배달책이었던 꽁(44)을 끌어들여 납치를 계획했다. 마약 대금을 회수하면 5000만동(약 250만원)의 보상금을 준다는 약속이었다. 꽁 역시 히엔으로부터 3000만동(약 150만원)의 삯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또안은 교도소에서 알게 된 흥(35)을 포함해 동료 6명을 더 끌어들였다.

범행 당일 이들은 치킨 10마리를 주문한 뒤 A양이 배달 오기를 기다렸다가 납치했다. A양을 인질로 삼은 이들은 히엔에게 돈을 요구했지만 히엔은 요구를 거부하며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다. 이에 또안 일당은 A양을 이틀에 걸쳐 집단 성폭행한 뒤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폐가에 버렸다.

이 모든 과정을 꽁의 아내가 목격했다. 하지만 그는 남편의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다. 이후 아내는 꽁이 시키는 대로 시체를 발견했다고 경찰에 신고하러 갔다가 수상하게 여긴 경찰의 추궁에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또안 일당 8명이 전원 체포됐다.

재판부는 주모자 또안의 살인과 유괴 등 혐의를 인정해 사형을 선고했다. 또 꽁을 포함해 살인과 성폭행에 가담한 5명에게도 사형 판결이 내려졌다. 나머지 2명은 성폭행 혐의로 각각 징역 9년과 10년을, 꽁의 아내는 범죄를 은닉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날 법정에는 A양의 아버지가 딸의 사진을 들고 참석했다. 사형 선고가 내려지자 방청객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보냈다. 아버지는 한 맺힌 눈물을 흘렸다.

한편 마약 밀매로 딸의 죽음을 부른 히엔은 지난달 재판에서 마약류 불법 구매, 보관 및 운반 등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