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서 다리 묶은 ‘추다르크’… 박지원 “떨지 마세요”

입력 2019-12-30 15:59 수정 2019-12-30 16:30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검찰 인사와 관련 “인사권자는 대통령이므로 (검찰) 인사에 대해 (내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추 후보자는 “장관이 되면 윤석열 검찰총장을 해임하고, 대검 반부패부장, 서울중앙지검 차장, 서울동부지검장 등 현재 수사를 하는 검사에 대해 인사를 할 것이라고 한다. 계획이 있는가”는 박지원 무소속 의원의 질의에 “(검찰) 인사에 대해서는 그 시기나 대상, 이런 것에 대해 보고를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추 후보자는 또 “법무부 장관은 제청권이 있을 뿐이고, 인사권자는 대통령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그래서 (검찰) 인사를 할 것인가”고 거듭 물었을 때도 추 후보자는 “인사에 대해 이 자리에서 답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추 후보자는 ‘지금 검찰 인사 작업을 하고 있는가’는 질의에는 “제가 알지 못한다. 통상적으로 고검장 이상급 검사에 대해서는 인사시기에 인사동의서를 받는 것이 절차의 하나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질의 시작 전 “천하의 추다르크도 청문회를 하니 떠네. 떨지 말고 하세요”라고 말했다. 이에 추 후보자는 환한 미소로 답했다. 추 후보자는 오전 청문회 질의 시간에 손수건으로 두 다리를 묶어 고정시킨 모습이 포착됐다.

추 후보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에 대한 소신을 묻는 박 의원의 질문에는 “집중된 검찰의 권한을 분산해야 하고 검찰의 부패와 비리 근절을 위해 국민이 열망하고 있다”면서 “저도 공수처법이 만들어졌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본회의 표결에 임할 것이느냐는 질문에도 “(청문)위원들과 함께 검찰 개혁 완성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 초반에는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과 한국당 의원 사이에 고성이 오가 눈길을 끌었다. 한국당 의원들은 추 후보자가 정치자금으로 도서출판비 1억원을 사용하려던 것을 취소하고 이를 기부했다고 설명한 데 대해 의혹을 제기하며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자 진행을 맡은 여 위원장이 추 후보자에게 “야당 위원들이 요구한 자료는 오전 회의가 끝나기 전까지 제출하라. 도저히 그것을 제출할 수 없다든지 하는 것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해당 위원님께 상세하게 설명을 하시고 양해를 받으라”고 말했다. 이에 장제원 한국당 의원이 “의사진행의 원할함을 위해 후보자의 답변을 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 위원장이 다시 “후보자에게 기억을 더듬어서라도 공익법인과 금액에 관한 자료를 내라고 했다. 그 이상 본인이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무슨 얘기를 하겠느냐. 회의 진행은 내가 한다”고 호통을 치자 장 의원도 “왜 위원장이 예단을 하십니까”라고 소리를 쳤다.

소란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박지원 의원이 여 위원장을 칭찬했다. 박 의원은 “후보자가 답변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한국당 의원들도 자료를 요구하는 것이 옳다”면서 “여 위원장께서 끝물에 너무나 사회를 잘 보셔서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