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아베 “文 대통령은 언행 부드러운 신사…자주 만났으면”

입력 2019-12-28 15:42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청두 세기성 샹그릴라호텔에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했다.

아사히신문은 28일 아베 총리가 전날 녹화된 TV도쿄(BS테레비도쿄)의 한 프로그램에서 문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매우 언행(物腰)이 부드러운 신사”라고 평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이 나온 뒤 문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아베 총리는 징용 배상 문제가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이미 모두 해결됐다며 한국 정부가 대법원 판결로 초래된 국제법 위반 상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면서 피해자 중심의 해결책을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둘러싼 시각차는 경제, 안보, 민간교류 등 양국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쳐왔다.

지난 24일 15개월 만의 정상회담을 개최한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만나자마자 양국 관계의 개선을 위한 솔직한 대화를 강조했다.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 대해 ‘언행이 부드러운 신사’라고 하면서 더 자주 만나면 좋겠다고 언급한 것은 대화를 통해 현안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한 청두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살리고 싶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2021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면서 총리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 이 TV 프로그램에서 아베 총리는 자신의 뒤를 이을 ‘포스트 아베’ 후보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을 거론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