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했다.
아사히신문은 28일 아베 총리가 전날 녹화된 TV도쿄(BS테레비도쿄)의 한 프로그램에서 문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매우 언행(物腰)이 부드러운 신사”라고 평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이 나온 뒤 문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아베 총리는 징용 배상 문제가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이미 모두 해결됐다며 한국 정부가 대법원 판결로 초래된 국제법 위반 상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면서 피해자 중심의 해결책을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둘러싼 시각차는 경제, 안보, 민간교류 등 양국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쳐왔다.
지난 24일 15개월 만의 정상회담을 개최한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만나자마자 양국 관계의 개선을 위한 솔직한 대화를 강조했다.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 대해 ‘언행이 부드러운 신사’라고 하면서 더 자주 만나면 좋겠다고 언급한 것은 대화를 통해 현안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한 청두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살리고 싶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2021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면서 총리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 이 TV 프로그램에서 아베 총리는 자신의 뒤를 이을 ‘포스트 아베’ 후보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을 거론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