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올해 들어 두 번째 ‘독도방어훈련’을 실시했다. 1986년부터 상·하반기로 나눠 매년 실시돼온 독도방어훈련은 올해부터 ‘동해 영토수호훈련’으로 훈련명이 바뀌었고, 지난 8월 이후 4개월 만에 이뤄졌다. 지난번 첫 훈련 당시 일본 정부가 “극히 유감”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던 터라 이번에는 일본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27일 “해군은 오늘 오전 ‘동해 영토수호훈련’을 실시했다”며 “동해 영토수호훈련은 해군 주관으로 시행하는 연례적인 합동훈련이며, 이번 훈련은 현지 해상 기상이 좋지 않아 지휘소 훈련으로 대체해 실시했다”고 밝혔다.
군은 작년까지 ‘독도방어훈련’으로 진행했지만 올해 8월 첫 번째 훈련부터 훈련명을 ‘동해 영토수호훈련’으로 명명했다. 해군은 동해 기상이 좋지 않아 함정 등을 실제로 기동하지 않고 시뮬레이션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 지난번 훈련과 비교하면 이번 훈련은 실기동이 없고, 훈련 일수도 기존 이틀에서 하루로 줄어들었다. 일본과 대화를 진행하는 등 관계 개선 국면에 접어든 한일 관계를 고려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8월 훈련 때는 해군과 해경 함정 10여척,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를 포함해 10대가 투입됐다.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을 포함해 해군 제7기동전단 전력과 육군 특전사도 참가했다. 아울러 1986년부터 연례적으로 실시돼온 독도방어훈련에는 통상 한국형 구축함(3200t급) 등 해군과 해경 함정, P-3C 해상초계기, F-15K 전투기 등이 참가해왔다.
다만 이번 훈련은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유예하고, 일본과 대화에 나선 상황에서 진행된 것이라 일본의 반응도 8월 훈련 때와는 사뭇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훈련 당시 일본 언론은 우리 군이 훈련에 돌입하자 신속하게 관련 소식을 전달하면서 “수출규제 강화에 대한 대항조치의 일환”이라거나 “한일 관계가 더 악화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밝혔다. 일본 정부 또한 “극히 유감이다. (훈련) 중지를 강력히 요구한다”며 항의의 뜻을 밝히고, 외교 경로를 통해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일본의 고유 영토다. 한국 해군의 이번 훈련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진행된 훈련은 통상적인 훈련의 규모보다 작았고, 지휘소 훈련으로 대체된 만큼 아직까지 일본 정부의 항의는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일본이 그간 독도방어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해왔기 때문에 이번 훈련에 대해서도 반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한편 군은 올해 첫 번째 훈련을 6월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두 달가량 미뤄오다가 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한지 사흘만인 8월 25일 훈련을 진행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