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와 우아한형제들의 인수 합병이 소상공인들의 거센 반대에 직면했다. 소상공인들은 합병 이후 배달앱 1~3위를 모두 소유한 ‘우아DH 아시아’가 배달 수수료를 인상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우아 DH는 공정거래위원회 합병 심사를 앞두고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소상공인연합회는 27일 국내 배달 앱 시장 2위 요기요와 3위 배달통을 운영하는 DH가 업계 1위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회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론관에서 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두 기업의 결합은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고 소비자 선택을 저해할 것인 만큼 반대 입장”이라고 밝혔다.
추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두 회사가 인수합병에 성공할 경우 국내 배달 앱 시장의 95%가량을 독점하게 된다”며 “독점은 소상공인에 대한 부담과 소비자에 대한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고, 배달 노동자들 역시 더 값싸고 더 위험한 노동환경에 내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 사이에서는 배달앱 1~3위를 모두 차지한 ‘우아DH 아시아’ 측이 배달 수수료를 인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지난 17일에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와 김범준 차기 대표까지 나서서 수수료 인상은 없다고 못을 박았으나 소상공인들의 불안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연합회는 수수료와 광고료가 오를 것이라는 우려를 거두지 않았다. 연합회는 기자회견문에서 “독점적 배달 앱 불매를 포함한 강력한 단체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영업 경쟁도 치열하고 우려되는 상황도 있으리라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우려를 고려해서 사장님들이 불안해하는 일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회는 기업결함 심사에 나서는 공정위도 압박하고 나섰다. 연합회는 “공정위에 가맹점들에 대한 독점적 지위 강화와 시장지배력 남용 우려, 수수료 등 거래조건의 일방 결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 각종 불공정 행위의 위험 등을 충분히 반영해 결합 심사를 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상공인들의 반발은 공정위의 기업결함 심사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우아DH의) 합병은 국내에서 독점체제 강화하려는 것이라기보다는 해외 진출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공정위는 행정기관이기 때문에 국민 여론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다. 배달의민족은 소비자들과 국내 시장에 획기적인 믿음을 줄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