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현산 컨소시엄)은 27일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SPA)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을 마무리했다.
현산 컨소시엄은 2조5000억원을 투자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 6868만863주(지분율 30.77%)를 3228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구주 인수 가격은 주당 4700원을 적용했다.
현산 컨소시엄은 이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할 보통주식(신주) 2조1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총 인수금액 2조5000억원 중 구주와 신주를 포함해 2조101억원을 들여 아시아나항공 지분 약 61.5%(변동 가능)를 확보하게 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재무적투자자(FI)로 4899억여원을 부담해 약 15%의 지분을 보유할 계획이다.
현산 컨소시엄과 금호산업은 이날 오전 각자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SPA를 체결하는 안을 의결한 뒤 법무 대리인을 통한 서류 작업으로 본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창립 31주년인 올해 금호그룹에서 HDC그룹으로 주인이 바뀌게 됐다.
인수 대상에는 아시아나항공의 계열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금호리조트도 포함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내년 4월까지 국내외의 기업결합 신고 등 모든 인수 절차를 차질없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즉시 인수작업에 착수해 아시아나항공을 조속히 안정화하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항공사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라며 “HDC그룹과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도 빨리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호산업은 7월 25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공고를 내고 지난달 12일 2조5000억원의 매입가를 적어낸 현산 컨소시엄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매각 협상 과정에서 구주 가격과 손해배상한도 등 세부 사안에 대해 줄다리기도 벌어졌으나 양측은 구주는 3200억원, 손배한도는 9.9%로 정하는 안에 합의하고 이날 최종 계약에 이르렀다.
인수금액 2조5000억원 중 구주가격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쓰인다.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은 1조1000억원에서 3조원 이상으로 늘어나고 부채비율도 현재 660%에서 300%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에서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내년 초 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이사진을 세우고 유상증자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범현대가에서 현대백화점과 현대오일뱅크, KCC 등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한때 재계 7위까지 올랐으나 아시아나항공 매각 후 사실상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등 2개 계열사만 남게 돼 재계 60위 밖으로 밀려나게 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계기로 기존 건설그룹에서 건설, 유통, 레저, 물류를 아우르는 종합 그룹으로 발돋움하며 재계 순위도 33위에서 17위로 수직상승하게 됐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