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누워서도 페북에 글 “선거법 통과시 비례한국당 꼭 만든다”

입력 2019-12-26 17:53 수정 2019-12-26 18:06

단식과 농성, 장외투쟁으로 피로가 쌓여 입원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공직선거법이 이대로 통과된다면 비례대표한국당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에는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대국민 메시지를 보내 “자유 우파의 방어막을 만들자”고 했다.

황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와 자유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의 옳은 방향은 국민의 요구대로 국회의원 숫자를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10% 이상 줄이는 방향으로 선거법 개정을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민주당과 그 2,3,4중대 군소정당들은 세계 정치사에서도 듣도보도 못한 1+4협의체라는 불법적 조직을 만들어 막가파식 밀실야합을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저와 자유한국당은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지만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방적 여당 편들기와 꼼수로 인해 결국은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기까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불법을 막기 위한 우리의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저들은 막무가내다. 갖은 꼼수를 다 쓴다. 더했다 뺐다 씌웠다 벗겼다를 거듭하며 의석수 나눠 먹기에 혈안이 되었던 모습, 양의 탈을 쓴 늑대의 모습을 국민들께선 똑똑히 보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꼼수에는 묘수를 써야 한다는 옛말이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꼼수 선거법 개정에 반대한다. 그러나 선거법이 이대로 통과된다면 비례대표한국당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 법안을 발의한 정당으로서 할 수 없겠지만 자유한국당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글의 첫 대목에서는 “지금 병원에서 건강을 잘 회복하고 있다. 염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에는 대국민 메시지를 한국당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발표했다. 배현진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이 대독한 메시지에서 황 대표는 “민주주의 생명인 선거를 죽이는 반헌법적 악법이 통과되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배현진 자유한국당 송파을 당협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의 대국민 메시지를 대독하고 있다.

황 대표는 또 “만신창이가 된 제 몸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주삿바늘의 고통보다 사랑하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을 좌파독재로 망쳐가고 있는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을 막아내지 못한 채 병원에 실려 온 저 자신을 석고대죄하며 강력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흩어져서는 저들을 막아낼 수 없다. 선거법 저지, 좌파독재 저지를 위해 머릿속 다른 생각을 비우자. 한 줌 생각의 차이를 다 덮고 힘을 합치자”며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자유대한민국이 무너지는데 당의 울타리가 무슨 소용인가. 다 걷어내고 맞서 싸우자”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