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다음 달 폐 절제 수술을 받는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입원 치료 후 한 달 정도 안정이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의견을 제시했다.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단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부장판사 박남천)에 공판절차 진행에 관한 의견서와 병원 진단서를 제출했다.
변호인단은 의견서에서 “최근 양 전 원장이 ‘폐암으로 의심되는 악성 신생물’ 진단을 받았다”며 “내년 1월 14일 폐의 일부를 절제하는 외과적 수술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이어 “의료진으로부터 수술 뒤 일주일간 입원 치료가 필요하고, 4주간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공판기일 지정, 주거지 제한과 관련한 보석 조건을 변경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청했다.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전 대법관)의 사법농단 공판은 지난 20일까지 모두 53차례 열렸다. 재판부는 다음 달 8일부터 매주 2회 공판을 열기로 했지만 양 전 대법원장의 건강 문제로 재판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다음 달 31일부터 2월 14일까지 예정돼 있던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의 증인신문도 기일 변경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1월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7월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재판부 직권 조건부 보석으로 풀려났다. 당시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의 주거지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자택으로 제한하고 3일 이상 여행을 하거나 출국할 땐 법원 허가를 받게 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