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산성 관계자 “한국과 신뢰관계 재구축 시간 오래 걸릴 듯”

입력 2019-12-24 14:00
일본 경제산업성 전경. AP뉴시스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지난 18일 “한국과의 신뢰 관계 재구축 및 갭을 채우는 데 있어서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 통상당국 간 3년 넘게 중단됐던 국장급 수출관리 정책대화가 재개됐지만, 일본의 대한 수출규제 조치 완전 철회엔 상당 시간이 소요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지난 18일 ‘한·일 기자 교류 프로그램’으로 일본 도쿄를 방문한 한국 외교부 기자단과 만나 “수출관리 대화를 하는 취지는 두 나라에서 수출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서로 확인하는 회담”이라며 “캐치올 문제나 서로 차이점 있는 것에 대해서 이해를 높이는 데 의미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한다는 게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 대상국)로 다시 만들자는 게 아니라, 서로가 통일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산성 간 국장급 수출관리 정책대화 재개가 한국 대상 수출규제 조치 철회로 곧장 이어지지 않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6일 일본 도쿄 경산성에서 통상당국 간 수출관리 정책대화 열린 바 있다.

이호현(왼쪽)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국장과 이다 요이치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이 16일 일본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열리는 제7차 한일 수출관리정책대화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산자부 제공

일본 정부는 지난 20일 한국을 대상으로 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종(고순도 불화수소·포토 레지스트·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수출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반도체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의 수출 허가 방식을 변경했다. 지난 7월 수출규제 이후 일본의 수출기업이 경산성에 개별허가를 받아야 하던 걸 특정포괄허가로 바꿨다. 한 번 수출 허가를 받으면 동일한 거래 상대방(수입 기업)에 대해 3년간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일본이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지만,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 다시 포함되는 것이 당장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앞서 일본은 지난 8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시행했다. 지난 7월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종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이 관계자는 “백색국가라는 것은 고도의 조치라 높은 신뢰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제도가 제대로 있는지, 운용되고 있는지 확인하는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장기간 정책대화가 열리지 못한 것은 제도에 대한 확인을 못한 것이고, 이 같은 배경 때문에 백색국가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토론 몇 번 했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수출관리에 있어서 제도가 제대로 돼 있고, 제도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도쿄=외교부 공동취재단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