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라파엘 나달(33·스페인)이 신예들의 돌풍이 뜨거웠던 2019년의 마지막에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나달은 2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무바달라 테니스 챔피언십 대회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6위·그리스)에 2대 1(6-7<3-7> 7-5 7-6<7-3>) 승리를 거뒀다. 우승 상금은 25만 달러(2억9000만원).
치치파스는 신성의 선두주자다. 다닐 메드베데프(23·5위·러시아), 알렉산더 즈베레프(22·7위·독일) 등과 함께 빅3의 뒤를 이을 차세대 선수로 손꼽힌다. 1월 호주오픈 16강에서 로저 페더러(38·3위·스위스)를 꺾은 치치파스는 남자프로테니스(ATP) 2019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왕중왕전 성격의 ATP 파이널스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그런 치치파스를 맞아 나달은 고전했다. 1세트 게임스코어 5-4로 앞선 상황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지 못해 첫 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내줬다.
3세트에서도 4-2로 앞서던 나달이 서브 게임을 허용해 다시 타이브레이크 접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마지막엔 나달의 경험이 앞섰다. 타이브레이크를 7-3으로 잡은 나달은 3시간 15분의 혈투 끝에 치치파스를 물리쳤다.
이 대회는 해마다 12월 또는 1월에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초청해 치르는 이벤트성 대회다. 올해는 나달과 치치파스 외에 노박 조코비치(32·2위·세르비아), 카렌 하차노프(23·17위), 안드레이 루블료프(22·23위·이상 러시아) 등 6명이 초청받았다.
나달은 2010년, 2011년, 2016년 1월과 12월 대회에 이어 이 대회에서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5차례 우승은 나달이 최초다. 지난해 이 대회 정상에 오른 조코비치가 4회 우승으로 나달의 뒤를 따른다.
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23·128위·제네시스 후원)도 2년 연속 이 대회에 나왔으나 하차노프와 루블료프에게 연달아 패해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조코비치는 하차노프를 2대 0(7-5 6-3)으로 물리치고 3위에 올랐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