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 있는 한 맥도널드 매장에서 10대 아르바이트생 두 명이 감전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동안 맥도널드 측은 현지에 있는 29개 전 지점의 영업을 중단했다.
19일 엘코메르시오 등 페루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페루 수도 리마의 한 맥도널드 지점 주방에서 청소 중이던 아르바이트생 카를로스 캄포(19)와 알렉산드라 포라스(18)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현장 바닥은 물로 젖어있었고 각종 전선이 널브러진 상태였다. 또 이들 두 명은 장화나 장갑 등 보호장비를 단 하나도 착용하지 않았다.
연인이었던 캄포와 포라스는 함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6개월가량 이곳에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안타까운 죽음이 알려지자 페루에서는 맥도널드를 포함한 글로벌 대기업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유족 측 변호인은 두 사람이 맥도널드에서 법정 한도인 8시간을 초과한 12시간 동안 일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맥도널드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던 일부 네티즌들이 SNS에 위험한 노동 환경과 낮은 임금을 폭로하며 공분이 더 커졌다.
지난 17일 밤에는 리마와 아레키파 맥도널드 지점에서 시민들의 시위도 이어졌다. 이들은 노동 환경 개선 등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페루 사법당국과 노동부는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과 함께 해당 매장이 안전 수칙 등을 준수했는지 조사 중이다.
미국 맥도널드 본사는 캄포와 포라스의 죽음을 애도하는 뜻에서 이틀간 페루 내 매장 29곳의 문을 닫기로 했다. 영업하지 않는 동안에도 직원들의 급여는 지급된다. 이후에도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일시적으로 모든 매장의 영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