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안가? 재계약 없어!” 연말 회식 갑질 기승

입력 2019-12-18 17:52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송년 모임이 몰려있는 12월을 맞아 ‘회식 갑질’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고 18일 전했다.

한 제보자는 “집도 멀고 몸이 안 좋아서 2차 회식 자리까지만 있다가 빠져나왔는데 전화를 걸어 3차 자리에 오라고 강요했다”고 말했다.

재계약을 가지고 협박한 사례도 있었다. 단체에 따르면 한 회사는 계약직 직원에게 회식을 불참할 때마다 “내년 재계약은 없다”고 협박했다. 최저임금이 올랐다며 강제로 술을 사게 하기도 했다.

회식 강제 참석은 물론 단합대회에서 장기자랑을 해야 하거나 몸이 아픈데도 휴일 야유회에 가야 했던 경우도 여럿 있었다. 회식 자리에서 먼저 일어났다고 팀원 전체에게 따돌림을 당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이런 회식 갑질은 세대 간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직장갑질119가 지난 6월 19∼55세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갑질 감수성 지수’를 측정한 결과 20대 평균은 69.4점, 50대는 66.3점으로 3.1점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갑질 감수성 조사는 100점에 가까워질수록 직장에서의 갑질을 예민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팀워크 향상을 위해 회식이나 노래방이 필요하다’는 문항에서는 20대가 71.6점, 50대가 59.85점으로 11점이 넘는 점수 차를 기록했다.

‘휴일에도 단합을 위한 체육대회나 MT와 같은 행사를 할 수 있다’는 항목에서도 20대 점수 평균은 73.36점이었으나 50대는 62.35점으로 비교적 큰 차이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업무 외 영역에서의 세대간 의식 차이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직장갑질119는 “회식 강요는 고용노동부의 매뉴얼에도 명시된 직장 내 괴롭힘”이라며 “아직도 적지 않은 사업장에서 회식과 노래방, 장기자랑을 강요하고 피해자들은 불이익이 두려워 제대로 신고를 하지 않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홍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