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이 이겼다. 인공지능(AI)이 완벽하진 않았다.
이세돌은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바둑 인공지능 한돌을 상대로 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제1국에서 92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3년 전 호선으로 대결했던 알파고와의 대결과 달리 이날 대국은 이세돌이 2점을 깐 상태에서 덤 7집 반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만큼 인공지능의 우세를 인정하는 수치다. 그러나 AI 한돌은 중반 전투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러 승부가 단명국으로 끝났다.
25년간의 프로기사 생활을 하면서 처음 2점을 깐 이세돌은 이날 3귀를 차지하면서 차분하게 출발했다. 포석을 마친 뒤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첫 번째 승부처는 우변에서 발생했다. 이세돌은 우변 자신의 돌을 돌보는 대신 상변에 집을 마련했고 한돌은 우변 흑돌을 둘러싸고 공격에 들어갔다. 만약 이세돌의 흑돌이 죽거나, 살더라도 큰 손해를 본다면 단숨에 형세가 뒤집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흑돌을 공격하던 한돌이 큰 착각을 일으켰다. 자신의 돌이 잡히는 ‘장문’을 한돌이 파악하지 못해 공격하던 요석 3점을 오히려 죽여 버린 것. 승률이 순식간에 곤두박질친 한돌은 몇수를 더 두다가 항복하고 말았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