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베야 말로웨 지역 보건소장 니콜라스 음발리치(37)의 얼굴은 힘이 없었다. 그는 2년 전 심장병이 생겼지만 탄자니아 현지 의료 상황으로는 수술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아직은 마을사람들을 돌보고 있지만 그의 건강 상태에 때라 언제 무의촌으로 전락할지 모른다. 그는 한해 2000여명의 환자를 돌봐왔다.
안타까운 아내 크리스티나 카사제(30)는 지난 5일 기아대책이 후원하는 말로웨학교를 방문한 천안성결교회 윤학희 목사에게 기도를 요청했다. 카사제는 이 학교에서 영어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윤 목사는 즉석에서 응낙한 후 그를 방문해 영어성경 말라기 4장 2절을 읽어주며 용기를 북돋웠다.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공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리니 너희가 나가서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 같이 뛰리라”
그리고 기도했다. “약속하신대로 치료의 광선을 비춰주소서. 그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만져주소서. 사람은 할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 만져주소서. 하나님을 섬기도록 건강하게 사명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사람은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은 할 수 있습니
다.”
어린 딸은 아버지가 아픈지도 모르는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손님 사이를 오갔다. 니콜라스 부부에게는 두 딸이 있다.
전날에 강인식·김미숙 기대봉사단이 섬기는 독거노인 엘리사벳을 방문해 기도했다.
윤 목사는 “엘리사벳에게 믿음과 성령을 충만히 부어주셔서 주의 은혜 가운데 살도록 축복하여주소서. 평생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살도록 해주소서”라고 기도했다. 독거노인들은 주일마다 강·김 기대봉사단이 운영하는 학교 교회에 출석한다. 떠나는 일행을 향해 엘리사벳 할머니는 “축복합니다”를 외쳤다.
음베야는 해발 1500m가 넘는 고원지대로 수도인 도도마에서 남서쪽으로 400km 떨어진 곳에 있는 잠비아·말라위와 인접한 국경도시다. 대부분 지역은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시골마을이다. 주 산물은 커피다. 탄자니아 인구는 한국과 비슷한 5800만명, 면적은 남한 약 10배다. 언어는 스와힐리어와 영어를 사용한다.
음베야(탄자니아)=글·사진 김태희 기자 t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