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 3·1운동 100주년 콘퍼런스 개최

입력 2019-12-17 16:22
행사 관계자들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 손을 맞잡고 사진을 찍고 있다. 김한경 국제신학훈련원장, 박명수 서울신대 교수, 민경배 백석대 석좌교수, 이영훈 목사, 박용규 총신대 교수, 김호성 여의도순복음교회 부목사(왼쪽부터). 강민석 선임기자

기독교계 주도로 일어난 3·1운동 100주년을 마무리하는 지금 시점에 앞으로 한국 사회에 필요한 기독교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를 모색하는 콘퍼런스가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위임목사)에서 열렸다. 콘퍼런스는 교회의 국제신학훈련원(원장 김한경 목사) 주관으로 개최됐다. 주제는 ‘3·1운동의 의미와 한국교회가 한국 사회에 끼친 영향들’로 잡았다.

콘퍼런스에는 민경배 백석대 석좌교수와 박명수 서울신학대 교수, 박용규 총신대 교수가 강연자로 나섰다. 이들은 3·1운동 당시 한국교회 역할을 설명하며 하나 같이 이를 통해 우리가 배우고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강조했다.
민경배 교수, 박명수 교수, 박용규 교수가 각각 강연하고 있는 모습(왼쪽부터). 강민석 선임기자

먼저 민 교수는 “3·1운동은 기독교의 거대한 힘, 즉 하나님의 일하심이 얼마나 큰가를 나타내는 세계사적인 사건이었다”면서 “당시는 세계사적으로 기독교는 끝났다고 말하던 시기였다. 3·1운동은 그런 기독교를 다시 세계에 알린 것”이라고 말했다.

박명수 교수는 “3·1운동 당시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주된 관심은 ‘독립’이 아니라 구성원의 동의에 기초해 세워지는 ‘민주주의 국가 건설’이었다. 미래지향적인 시각을 지녔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지막 강연에 나선 박용규 교수는 “선민의식을 배척하고 자유‧민주 시민사회를 갈망하고, 불의와 압제, 폭정에 항거하며, 종교적 시민적 자유를 추구하는 프로테스탄트 정신은 한국 개신교인들에게 신앙적 원리를 넘어 한국의 근대 시민사회를 형성하는 중요한 원동력을 제공했다”면서 “한국의 프로테스탄트들이 민족 독립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도전을 주었던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100년 전 일어난 기독교 주도의 3·1운동이 오늘날 교계에 시사하고 있는 점도 분명히 했다. 민 교수는 “당시 기독교인들은 1.7%에 불과했지만, 전국을 하나로 뭉치게 만든 동력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이는 기독교인 비율이 30%에 가까운 현재의 우리에게 교계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잘 가르쳐 주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명수 교수도 “요즘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국제 질서 속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항하는 한국 기독교의 결단과 선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영훈 목사가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이영훈 목사는 개회사와 마무리 발언을 통해 “100년 전 3·1운동을 이끌었던 한국교회가 어떻게 이를 기억하며 계승, 발전시킬 것인가를 묻기 위해 콘퍼런스를 개최하게 됐다”면서 “한국교회의 어깨 위에는 100년 전 3·1운동의 정신을 이어가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교회가 중심이 돼 사분오열된 한국 사회를 성령의 능력으로 하나로 묶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과거만 회상할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으로 하나가 돼 민족 통일을 준비해나가자”고 말했다.

임보혁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