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만나는 대수롭지 않지만 나를 불편하게 만든 것들, 따지기엔 지나쳐 보이고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려니 찜찜한 그런 것들이 있다. 이런 일상의 소소한 불편함을 많은 사람 앞에서 정색하며 시위하고 있는 미국 남성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그의 소식을 받아보는 인터넷 친구가 무려 124만명이니 말이다.
인스타그램 ‘표지판을 든 남자(@dudewithsign)’는 지난 10월 초부터 최근까지 뉴욕의 거리 곳곳에서 22개의 소소한 불편함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대한 쓴소리이기도 하다. 진짜 별거 아닌 일을 골판지에 손글씨로 써서 엄청나게 심각한 표정으로 호소하는 것이 웃음을 자아낸다.
그가 맨 처음 올린 것은 “회사 단체 메일에 답신을 하지 마”라는 문구였다.
이 밖에도 “데이트 앱에 단체 사진을 올리지 마” “비행기가 착륙할 때 일어서지 마” “과자 봉지 안에 과자 좀 더 넣어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콘서트 전체 영상 좀 그만 올려” 등 항의가 담겼다.
“네, 할머니. 저 아직 솔로예요” “넷플릭스야, 아직 보고 있다” 등의 사사로운 푸념도 있다.
불편함을 유발한 상점 앞에서 항의하는 장면도 재치가 넘친다. 스타벅스 앞에서는 “이름 철자를 쓰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푯말을, 유명 멕시코 전문 음식점인 치폴레 앞에서는 “과카몰리(과카몰레)는 공짜여야 한다”는 내용을 들고 섰다. 유기농을 표방하는 샐러드 식당 앞에서 그가 선택한 문구는 “양배추 한 그릇에 15달러라는 건 불법이어야 한다”였다.
많은 이들이 “맞아, 맞아”를 외치면서 공감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