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선수를 가리지 않고 메이저리그행 열풍이 불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5년간 뛰었던 브룩스 레일리(31)마저 메이저리그 복귀를 선언했다. 레일리는 2009년 시카고 컵스의 지명을 받은 뒤 2012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2012년과 2013년 14경기에 나와 1승2패, 평균자책점 7.11를 기록했다.
2015년부턴 롯데에서 뛰었다. 5시즌 동안 152경기에 나와 48승53패,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했다. 올해는 30경기에 나와 5승14패, 평균자책점 3.88을 보였다.
레일리가 롯데의 손을 뿌리친 것은 다소 의외다. 롯데 구단의 제시액은 차치하고라도 과연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레일리의 경우 부상 전력이 있는데다 KBO리그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거뒀다고 보기는 조금 힘들다. 그런 탓에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맺기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좌타자에게 강점이 있는 만큼 좌투수가 필요한 구단이 손을 내밀지도 모른다.
반면 롯데와 두산 베어스에서 합쳐서 5년을 뛰었던 조쉬 린드블럼(32)은 밀워키 브루어스에 안착했다. 계약 기간 3년, 보장 금액 912만 달러다. 성적에 따라선 최대 1800만 달러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린드블럼의 메이저리그 안착에는 KBO 성적이 밑바탕됐다. 2015년부터 63승을 거뒀다. 그리고 올 시즌 20승을 거두며 MVP까지 차지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안착 여부가 엇갈리는 것처럼 국내 선수들의 도전기도 분위기가 다르다.
SK 와이번스 김광현(31)은 지난달 28일 포스팅을 요청했다. 포스팅 공시 30일 내에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과거 김광현과 접촉했던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비롯해 몇몇 구단의 이름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보름이 지나도록 뚜렷한 성과는 없다. 그러나 계약 쪽에 무게가 가 있다.
반면 두산 베어스 김재환(31)의 행선지는 아직 길조차 보이지 않는다. 지난 5일 포스팅을 요청했으니 다음달 초순까지 기다려 봐야 한다. 지난해 MVP에서 올해는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던 김재환이기에 적극적으로 영입에 나설 구단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두 국내 선수 모두 일정 금액 이하로 금액을 제시받을 경우 테이블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들 외에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선수들이 꽤 많다. NC 다이노스 나성범(30)과 키움 히어로즈 김하성(24), KIA 타이거즈 양현종(31)이다.
그런데 2013년 시즌이 끝난 뒤 KIA 윤석민(33)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하며 대망의 메이저리그의 꿈을 이뤘다. 결국 빅리그에 진출하지 못하고 유턴했다. 국내로 복귀한 뒤에도 예전이 기량을 되찾지 못한 채 쓸쓸히 은퇴를 선택해야 했다.
국내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많이 진출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꿈만 갖고 되는 게 아니다. 철저한 준비 속에 이뤄져야 한다. 당연히 국내 무대에서 실력을 입증하는 게 우선인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