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들은 맨 뒤에 따로 앉으세요” 파키스탄 대학 논란

입력 2019-12-14 06:00
메트로

파키스탄 한 대학 측이 강연자 요구에 따라 여학생들을 강연장 맨 뒤 담장 밖으로 분리시켰다.

영국 메트로 1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페샤와르에 위치한 카이바르의학전문대학은 최근 전직 크리켓 선수이자 이슬람 설교자 사이드 앤워(51)를 연사로 초청하면서 이같은 조치를 했다. 그는 무대에 오르기 전 여학생들을 분리할 것을 요구했고 학교 측은 받아들였다.

강연장에는 남학생만 남았다. 여학생은 담장 뒤에 앉아 연사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목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사진을 보면 여학생은 하얀색 담벼락 뒤 쪽으로 앉아있다. 시야가 완전히 가로막혀 있다.

한 학생은 “캠퍼스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 명백한 성차별”이라며 “대학은 성별에 관계없이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도 학교 측 조치를 비판하고 나섰다. 부샤르 고하르 전 하원의원은 “여성의 참여를 제한하고 통제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남녀가 동석하는 것을 금기하고 있다. 지난 3월 파키스탄 동부 한 대학교에서 남녀 합동 신입생 환영 행사에 불만을 가진 남학생이 교수를 살해한 사건도 있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