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공직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무기한 농성을 시작한다.
지난달 28일 8일간의 청와대 앞 단식 농성을 끝낸 이후 13일 만에 또다시 농성에 나선 것이다. 다만 이번엔 단식은 하지 않는다.
황 대표는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좌파독재 완성을 위한 의회 쿠데타가 임박했다”며 무기한 농성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이제 저들은 선거법과 공수처법 날치기 강행 처리를 하려 할 것”이라며 “우리의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좌파독재를 반드시 막아내고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어제부터 집권당과 2중대 군소정당의 야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어제 사건은 출발점”이라며 “다수의 횡포에 국회가 유린당하고 헌법과 법치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국민과 야당을 향한 선전포고이자 정권의 안위를 위해 무슨 일이든 벌이겠다고 하는 제1야당에 대한 노골적인 협박”이라며 “반드시 이 정부의 악정을 막아내고 3대 국정농단 게이트의 진상을 밝혀서 이 정부를 국민의 심판대 위에 반드시 세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예산안 날치기에 가담한 사람들은 법적 책임을 비롯해 응당한 책임을 지게 하겠다”며 “국민과 함께 국민 세금 수호 투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저들의 기습적 날치기는 ‘국정농단 3대 게이트’ 등 청와대발 악재를 은폐하려는 것”이라며 “진실은 덮어지지 않는다. 오늘 출범한 진상조사본부가 한 점 의혹 없이 몸통을 밝혀내고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의 원로들도 황 대표에게 강력한 투쟁을 주문했다. 황 대표는 이날 당 원로 정치인이 모인 상임고문단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현안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김종하·목요상·김용갑·정재문·문희·이해구·김동욱·나오연·이연숙 전 의원 등 10여명의 원로 정치인이 참석했다.
고문단 회장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정치는 투쟁이고 싸우는 것이고 싸움이 좋지 않다는 인상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황 대표가 많은 투쟁을 했지만 의원들이 다 같이 힘을 합치는 총화를 이뤄내는 모습이 필요하다. 조금 더 과감하게 싸워서 권력을 쟁취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고문은 “예산안 날치기에 대해 법적 조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