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두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34·LA 레이커스)와 카멜로 앤서니(35·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가 미국프로농구(NBA) 무대에서 맞붙는다.
레이커스는 7일(한국시간) 미국 오레건주 포틀랜드의 모다 센터에서 NBA 정규시즌 포틀랜드와의 경기를 갖는다.
두 팀의 경기가 주목되는 이유는 왕년의 라이벌 제임스와 앤서니가 맞붙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200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NBA 무대에 입성하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탁월한 득점 능력으로 시라큐스대를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우승으로 이끌며 완성형 선수로 평가 받았던 앤서니는 드래프트 1순위와 그해 신인왕을 제임스에 모두 내주며 ‘만년 2인자’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올스타에 10회나 선정되고 올림픽 금메달을 3회 목에 거는 등 다양한 영광을 안은 앤서니다. 하지만 공격력에 비해 부족한 수비 능력과 상대적으로 약팀에 소속돼 있었던 이력 덕분에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뽑는 올NBA 퍼스트 팀에도 한 번도 들지 못했다. 반면 제임스는 NBA 3회 우승을 이끌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4회, NBA 파이널 MVP 3회, 올NBA 퍼스트 팀에 12회 선정되는 등 앤서니를 멀리 앞서나갔다.
제임스는 올 시즌에도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레이커스는 현재 19승 3패(승률 0.864)로 LA 클리퍼스(16승 6패·승률 0.727)에 앞선 서부 콘퍼런스 1위다. 제임스는 평균 25.4점 7리바운드 10.8어시스트 1.4스틸을 올리는 맹활약으로 앤서니 데이비스(26점 9.1리바운드 3.2어시스트)와 함께 팀을 이끈다. 데뷔 17년차에 어시스트 부문에선 커리어 하이를 질주하고 있을 정도다.
최근 기세도 좋다. 레이커스는 4일 서부 콘퍼런스 3위 덴버 너기츠(105대 96), 5일 6위 유타 재즈(121대 96)를 모두 제압했다.
앤서니는 최근 점차 과거의 득점력을 되찾는 모습이다. 휴스턴 로키츠 시절인 지난해 11월 9일 전력 외로 분류돼 1년 가까지 공백을 가진 앤서니는 지난달 20일 비보장계약을 맺고 가까스로 포틀랜드에 합류했다.
앤서니는 포틀랜드에서 그 동안의 울분을 털어놓는 모양새다. 팀 적응기를 마친 앤서니는 현재까지 8경기에 나서 16.9점 5.9리바운드 1.8어시스트의 가성비 높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야투율(44.8%)과 3점슛 성공률(38.7%)도 나쁘지 않다.
바닥을 치던 포틀랜드의 성적은 앤서니 합류 이후 반전됐다. 지난주 3경기에서 평균 22.3점 7.7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올린 앤서니의 활약으로 3연승을 달성한 포틀랜드는 서부 콘퍼런스 9위(9승 13패·승률 0.409)까지 뛰어 올랐다. 앤서니는 3일 서부 콘퍼런스 이주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4년 3월 이후 5년 9개월 만이다.
최근 기세가 무서운 레이커스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는 경기지만, 라이벌 제임스에 강했던 앤서니가 펼칠 플레이 자체만으로도 관심이 모인다. 미국 현지에서도 밀워키 벅스(동부 콘퍼런스 1위)와 LA 클리퍼스(서부 콘퍼런스 3위)전을 제치고 전국 중계를 결정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