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왕이 4년 만에 방한, 한·중 완전 정상화 계기되나…정상회담 개최 조율 관측

입력 2019-12-04 17:40 수정 2019-12-04 17:41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 전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를 안내 하고 있다. 뉴시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 한·중 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왕 국무위원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양국 간 주요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왕 국무위원의 방한을 계기로 사드 갈등으로 오랫동안 소원했던 한·중 관계가 완전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왕 국무위원은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외교장관 회담 모두발언에서 “양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친구이며 파트너”라며 “지난 100년 동안 없었던 변화에 처한 국제정세 하에 이웃들 간에는 왕래와 협력을 강화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도 모두발언에서 “세계 정세가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한·중 관계 발전의 중요성에 대해 양국 정상 간 공감대를 바탕으로, 활발한 고위급 교류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과 왕 국무위원은 회담 후 만찬까지 함께했다.

왕 국무위원은 2016년 7월 한국과 미국의 사드 배치 발표 이후 한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그의 방한은 2015년 10월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리커창 총리를 수행해 방한한 이후 4년 만이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이달 말 중국 청두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 계기 한·중 정상회담 개최 문제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중·일 정상회의에 중국 측은 리 총리가 참석하지만, 문 대통령의 방중에 맞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별도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협의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왕 국무위원은 외교장관 회담 모두발언에서 “다른 나라의 내정을 간섭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현재 세계의 안정과 평화의 가장 큰 위협은 일방주의가 현재의 국제질서를 파괴하고 패권주의 행위가 국제관계의 규칙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을 겨냥, 직격탄을 날린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