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병으로 죽은 돼지 시장에 유통…“돼지고기 안먹겠다”

입력 2019-12-04 15:34
자료사진.바이두캡처

중국 남부 광둥성 지역에서 질병 등으로 죽은 돼지가 도축돼 시장에 유통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먹거리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4일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역방송 TVS는 지난달 30일 광저우 인근 포산의 허이 육류가공처리 회사가 질병으로 죽거나 자연사한 돼지를 매입한 뒤 도축해 시장에 유통했다고 보도했다.

TVS가 잠복해 촬영한 영상에는 죽은 돼지가 도축업자에게 팔려 허이 육류가공 회사에서 도살되는 장면이 담겨있다. 이후 이 돼지고기 제품들은 60㎞ 떨어진 광저우의 시장 등으로 가는 트럭에 실려졌다.

병에 걸려 죽거나 자연사한 돼지는 특별한 처리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해당 돼지는 어떤 검사도 받지 않고 도살업자에게 팔린뒤 검역 도장까지 찍혀 유통됐다.

문제가 된 업체는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은 건강에 좋다고 인정받는 ‘돼지 도살 표준화 기업’인 것으로 밝혀졌다.

보도가 나오자 광저우 당국은 시내 전역의 시장과 식류품점, 정육점 등에 대해 육류 품질 검사필증과 동물 검역 인증 등을 집중 점검했다.

당국은 식품 판매점 1699곳을 조사해 문제가 된 업체는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으며, 해당 업체가 유통한 돼지고기는 모두 진열대에서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광저우 황부 지역의 한 농산물 시장 대표는 “검사팀이 아직 우리 시장을 점검하지 않았다”며 “죽은 돼지 고기와 살아서 도축된 돼지 고기는 색깔과 냄새, 감촉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시중에 유통되는 돼지고기 중 문제가 있는 고기 비율은 모르기 때문에 점검이 끝날 때까지 돼지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중국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영향으로 돼지 사육두수가 급감하고, 돼지고기 가격이 1년 만에 2배 가량 상승하는 등 돼지고기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최근에는 돼지고기 값이 다소 하락하고 있지만 만성적인 공급부족과 대량 살처분에 따른 사육두수 감소로 당분간 파동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광둥성 장장시 해관은 지난 10월부터 지난달 하순까지 시가 2400만 위안(약 40억원)어치의 냉동 고기 400t을 밀수한 혐의로 41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해관은 현장에서 냉동 소고기와 소 곱창 등 40여t과 밀수에 사용된 무허가 선박 3척 등을 압수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