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인지 삼식인지” 한없이 경솔한 자유한국당 현장 목소리

입력 2019-12-04 04:00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힌국당 의원총회 장면. 뉴시스


자유한국당 의원총회 현장에서 민식이법을 가볍게 여기는 듯한 발언이 나왔고, 이는 여러 방송사 카메라에 녹음됐다. 경솔했다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YTN과 SBS 영상에 따르면 2일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가 시작되기 전 어수선했을 때 남성 의원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음성이 녹음됐다. “민식인지 삼식인지”라는 말이었다. 민식이는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사고를 당해 숨진 아이의 이름이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총회에서 ‘원포인트로 민식이법을 처리하는 국회 본회의를 열자고 했지만 여당은 묵묵부답으로 응답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하는 바람에 민식이 법이 통과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을 하는 자리였다.

영상에는 해당 발언을 문제 삼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의원총회가 시작되기 전 사담을 나눌 수 있지만 의총 취지가 이와 관련된 만큼 해당 발언이 경솔했다는 지적이다. 한 네티즌은 “민식인지 삼식인지 말한 사람은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분노했고, “죽은 아이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호소하는 마당에 이런 망언을 하다니 참담하다”고 했다.

‘민식이법’은 발의 40일 만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본회의에 상정된 199개 법안 전체에 무더기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신청했고, 민주당이 이에 반발하면서 본회의 개최가 무산됐다.

YTN 화면 캡처


민식이 부모와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 등은 스쿨존 내 신호등과 과속단속 CCTV 설치 등을 의무화하는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과 스쿨존 내 교통사고 가해자 처벌을 강화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지난달 29일 국회 법사위를 통과해 국회 표결을 앞두고 있었다.

“민생법안을 볼모로 잡았다”는 비난이 나오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민식이법 등을 먼저 상정해서 통과시켜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어린이 안전 법안을 협상 대상으로 삼았다는 비난이 나오기도 했다.

SBS 화면 캡처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