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0 파리기후협약, 2일 마지막 총회… 이중계산·美탈퇴·툰베리

입력 2019-12-01 17:14 수정 2019-12-01 17:17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10월 뉴욕 대법원 앞에서 기후위기에 책임이 있는 화석연료 회사들을 규탄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2020년 시행되는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약) 이전 마지막 총회인 ‘제2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2일(현지시간)부터 13일까지 개최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에 과도한 부담을 지운다며 파리협약 탈퇴 공식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기후변화 대책을 둘러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대립이 예상된다. 파리협약 시장메커니즘, 배출량 삭감목표 향상 여부 등 주요 쟁점도 산적해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폭염과 폭우로 인한 피해가 빈발하고, 기후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한 합의에 다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파리협약은 1달이 채 안 남은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기후변화 대응 국제협약이다.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한 교토의정서와 알리 당사국 모두에 구속력을 가져 신기후체제로 불린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으며, 5년마다 상향된 감축목표 제출하고 이행 여부를 검증하기로 했다.

COP25는 파리협약 시행 전 마지막 총회로 197개 당사국이 협약 실행을 위한 세부 규칙을 구체화하고 지구온난화 대책 강화 기반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COP24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투명성 메커니즘 등 큰 틀의 합의만 이뤘다. 한국에서는 조명래 환경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국무조정실·외교부·환경부 등 관계부처 공무원과 전문가로 구성된 대표단이 참석한다.

이번 총회의 가장 큰 쟁점은 파리협약 제6조와 관련한 ‘이중 계산’(double checking) 여부다. 제6조는 국가간 자발적·협력적으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를 허용하는 시장메커니즘이다. 예를 들어 선진국인 프랑스가 개도국인 브라질을 지원해 브라질 내 온실가스 100만톤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온실가스 100만톤 감축이 이 경우 프랑스와 브라질 양국의 감축분으로 이중 계산돼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과대 산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막기 위해 파리협정은 이중 계산을 원칙적으로 방지했고, 감축분에 대한 상응조정 도입을 논의했다. 하지만 브라질 등 일부 개도국은 선진국으로부터 지원받은 온실가스 감축분도 자국의 실적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상응조정을 거부해 이번 총회에서 다시 논의돼야 한다.

가입국들이 스스로 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상향시키는 합의를 채택할지도 주목된다. 많은 기후 과학자들은 기존의 배출량 삭감 목표로는 기후위기를 피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이 지난달 파리협약 탈퇴를 공식 통보하면서 감축목표 인상합의를 이끌러낼 동력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총회에도 고위급 인사를 뺀 대표단을 보내기로 하면서 파리협약에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기후변화 의제에 부정적 인식을 내비쳐 왔으며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가 주도한 파리협약도 결국 탈퇴키로 했다. 탈퇴는 통보로부터 1년이 지나 효력이 생긴다.

당초 칠레에서 열리기로 했던 총회는 시위사태로 개최지가 급히 변경됐다. 칠레를 개최지로 예상하고 총회 참석 계획을 짠 청소년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친환경 요트를 타고 다시 스페인으로 돌아가야 했다. 총회를 사흘 앞둔 지난달 29일에는 전 세계에서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가 동시에 벌어졌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