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시내 한복판에 있는 런던브리지에서 대낮에 칼을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한 용의자가 이미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와 연관돼 복역했던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7년 전 테러 혐의로 기소돼 옥살이를 하다가 지난해 가석방됐으나 1년만에 다시 테러 범죄를 저질렀다.
런던 경찰청은 29일(현지시간) 런던브리지 칼부림 용의자가 잉글랜드 중부 스태퍼드셔에 거주하는 우스만 칸(28)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 방송과 스카이뉴스 등이 보도했다. 칸은 2012년 테러 혐의로 기소돼 옥살이를 하다가 전자발찌를 부착하는 조건으로 지난해 12월 가석방됐다.
AFP, AP통신은 칸이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와 연관돼 복역하다가 약 1년 전에 출소한 전력이 있다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전했다. 다만 그가 연관된 단체가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칸은 이날 런던브리지 북단에 있는 피시몽거스 홀에서 케임브리지 대학이 주최한 출소자 재활 콘퍼런스에 참석했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칸은 콘퍼런스가 열리고 있는 건물 안에서 공격을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런던브리지도 나왔지만 시민들에 의해 제압됐고, 결국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칸은 범행 당시 가짜 폭탄 장치를 몸에 두르고 있었다. 이에 대해 BBC는 “경찰이 자신에게 총을 쏘게 하려고 가짜 폭탄조끼를 입는 테러리스트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으로 남성 1명과 여성 1명 등 총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사망자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부상자 중 1명은 중상을 입었고, 나머지 부상자 2명은 경상을 입었다. 용의자의 신원을 빠르게 확인한 경찰은 칸의 주거지를 조사하는 등 범행동기를 알아내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닐 바수 런던 경찰청 대테러대책본부장은 “아직 수사 초기 단계이지만 현재로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추가로 다른 용의자를 찾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사건에 관여한 또다른 사람은 없는지, 대중에 남아있는 위협은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빠르게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