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맥주의 지난달 한국 수출액이 0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일본 정부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이후 한국에서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이 강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재무성이 28일 발표한 10월 품목별 무역통계에 따르면 맥주의 한국 수출 실적이 수량과 금액은 모두 0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실적은 금액 기준 8억34만엔(약 86억원)이었다.
지난 9월에도 한국으로의 수출 실적이 지난해 동기 대비 99.9% 급감한 58만8000엔(약 630만원)까지 떨어졌고, 지난달에 급기야 0으로 수렴된 것이다. 일본 맥주의 한국 수출액은 지난 8월에도 전달 대비 92.1% 급감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재무성 관계자가 “무역통계에는 회당 20만엔을 넘는 실적만 반영된다”며 “실제로는 10월에도 소량(소액)이겠지만 수출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팔렸더라도 통계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라는 말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까지만 일본의 국가별 맥주 수출액 순위에서 한국은 1위에 오를 정도로, 한국은 일본 맥주업계의 최대 해외시장이었다. 일본의 수출액 가운데 60%를 차지할 정도였다. 하지만 일본산 맥주는 한·일 갈등 이후 가장 큰 타격을 받는 품목이 됐다.
맥주뿐만 아니라 지난달 일본의 전체 한국 수출액도 3818억엔(약 4조124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3.1% 감소했다. 9월 감소폭(-15.9%)보다 더 커진 것으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영향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맥주를 포함하는 식료품 수출액이 58.1% 줄었고, 승용차 수출액은 70.7% 급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