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발’ 대입 개편안 “입시 과정 부모 후광 차단 주력”

입력 2019-11-28 10:00 수정 2019-11-28 10:00

‘조국 사태’가 대입 공정성으로 불똥이 튀자 정부가 28일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정시 30%룰’(모든 대학이 정시에서 30% 이상 선발)을 발표한지 불과 1년여 만에 또다시 대입 제도를 대폭 손질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 주요대학 16곳은 2023학년도부터 정시비중을 40% 이상 늘리도록 했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부모 찬스’를 차단하기 위해 수상경력, 개인동아리활동을 대입 스펙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다음은 교육부와 일문일답.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 이후 새 대입제도는 국가교육회의에서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갑자기 개편한 이유는.
“학종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지속됐습니다. 학종 운영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문제점을 개선해야 했습니다. 대입전형 간 불균형이 심화된 일부 대학의 전형 간 비율을 조정(서울 16개 대학 정시비중 확대)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정시 확대 대학 선정 기준과 40% 이상인 이유.
“서울 소재 대학 중 학종과 논술위주전형 합산 45% 이상 대학을 선정했습니다. 확대 권고 비율은 대입전형 사이의 균형, 지난해 공론조사 결과 응답자가 적절하다고 본 수능위주전형 비율의 평균이 약 40%로 나타났던 점 등을 종합 고려했습니다.”

-2028학년도 도입을 추진하는 새로운 수능체계는.
“현행 객관식 평가방식으로는 미래인재 양성에 한계가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인구절벽 등 사회구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교육비전과 이를 담아낼 새로운 수능 체계가 필요합니다. 고교학점제가 대입에 적용되는 2028학년도 도입을 목표로, 공정성에 대한 국민들의 눈높이를 충족하면서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새 수능체계를 마련하겠습니다.”

-논술위주 전형과 어학·글로벌 특기자전형 폐지를 유도하는 이유는.
“대입 준비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복잡한 대입전형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에서 준비하기 어려운 논술위주전형과 어학·글로벌 등 특기자전형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학생부와 수능 위주로 대입전형을 단순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회통합전형은 무엇이며 어떤 방식으로 확대할 계획인가.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농어촌 학생 등 사회배려자의 고등교육기회를 확대하고,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입니다. 기존 사회배려자 대상 고른기회 특별전형과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학교장 추천전형 등 지역균형선발 관련 전형을 포함합니다. 근거를 법에 명시하고, 고른기회 특별전형은 정원내·외 합산 10% 이상을 의무화합니다. 지역균형선발 관련 전형은 수도권 대학을 대상으로 10% 이상 선발을 권고합니다.”



-정규 교육과정 외 모든 비교과활동을 대입에 반영하지 않는 이유는.
“부모나 사교육 영향력이 학생부 생성 단계에서부터 개입되어 학종의 공정성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정규 교육과정 내에서 교사가 학생의 학교생활을 직접 관찰·평가·기록한 내용으로 학생을 선발토록 함으로써 학종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학생부 비교과영역의 대입 반영을 축소하면, 학종이 무력화되는 것이 아닌가.
“각 대학은 정규 교육과정 내 비교과 영역 및 교과세특,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을 종합 검토해 학생선발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교과세특은 3년간 총 40여명의 교과 담당 교사가 해당 학생의 수업 참여도와 성취도를 평가한 결과이므로 대학들이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재를 필수화하면 교사 부담이 가중되고 ‘셀프 학생부’가 오히려 확대되는 것은 아닌가.
“정규교육과정 밖에서 이루어지는 비교과 영역의 대입 반영을 제한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업무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셀프 학생부’에 대해서는 훈령에 금지 원칙을 명시하고, 학생부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등 엄중 관리하겠습니다.”

-‘로또 학생부’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학교 간, 교사 간 기재 격차 문제를 해결하는데 미흡한 것 아닌가.
“기재 격차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 방안은 교원의 기재 역량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교사들이 무엇을 어떻게 기록해야 하는지 교과별로 안내하는 교과세특 기재 표준안을 개발·보급할 예정입니다. 교사 연수를 강화하여 지원하고 실습 위주 연수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자기소개서를 폐지하지 않고 개선하기로 했는데 이번에 폐지하기로 한 이유는.
“학종 실태조사 결과 기재금지 위반사항과 편법·변칙 기재사례들이 확인되었으며, 부모배경 등 외부 요인이 평가 시 유입될 우려가 있어 2024학년도에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고교정보 블라인드 처리를 대입전형 전 과정으로 확대 적용하고, 고교프로파일을 전면 폐지하는 이유는.
“학종 실태조사 결과 일부 대학의 평가단계에서 지원자 고교 출신 졸업생의 해당대학 진학 현황, 중도탈락률 등이 활용되는 사례가 확인되었으며, 일부 고교에서는 고교프로파일을 통해 과거 대학진학실적 등 부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례가 확인됐습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