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가 여전히 강자인 이유, 레너드 빈자리 메운 시아캄

입력 2019-11-28 04:00 수정 2019-11-28 04:00
사진=AP뉴시스

디펜딩챔피언 토론토 랩터스는 카와이 레너드와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에 실패하며 올 시즌을 앞두고 가장 큰 전력 누수를 겪은 팀 중 하나다. 그러나 파스칼 시아캄(25)이라는 새 스타의 등장으로 여전히 동부 콘퍼런스의 강팀으로 군림 중이다.

토론토는 27일(한국시간) 12승 4패로 동부 콘퍼런스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전날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전 승리를 포함해 최근 4연승 휘파람을 부는 중이다. LA 클리퍼스로 이적한 레너드의 공백이 클 뿐만 아니라 올스타 가드 카일 라우리, 수준급 빅맨 서지 이바카 등 지난 시즌 우승의 주역들이 부상으로 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더욱 평가받을 만한 성적이다.

토론토 순항의 주인공은 단연 파워포워드 시아캄이다. 지난 시즌 기량발전상(MIP) 수상자 시아캄은 올 시즌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다시 MIP를 수상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27일 현재 16경기에 출장한 시아캄의 기록은 경기당 평균 25.7득점 8.4리바운드 4.0어시스트다. 지난 시즌(16.9득점 6.9리바운드 3.1어시스트)보다 전방위에서 기록이 올라간 상황이다.

올시즌 개막 전 토론토는 시아캄에 운명을 걸었다. 토론토는 지난 10월 시아캄에게 4년 1억 3000만 달러 규모의 초대형 연장계약을 안겨 줬다. 아직 1년 계약이 남아있는 데다 시아캄의 기량이 물오른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아직 지켜볼 여지가 있다는 시선도 있었지만 토론토는 망설임 없이 그에게 거액을 보장했다. 시아캄은 그런 팀에 기대에 훌륭히 부응하고 있는 셈이다.

시아캄의 장점은 206㎝의 키에 대비해 훌륭한 스피드와 운동능력을 갖춰 어떤 상황에서도 돌파 후 득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빅맨치고 큰 키는 아니지만 팔 길이가 워낙 길어 제공권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또한 비약적으로 상승했던 지난 시즌 3점슛 성공률(36.9%)을 올 시즌(37.4%)에도 유지하고 있어 수비수 입장에서는 붙기도 떨어뜨리기도 애매한 무서운 선수로 성장했다.

레너드의 이적과 라우리의 부상으로 집중되는 수비에 야투 성공률은 지난 시즌(54.9%) 대비 올시즌(47.4%) 감소했지만 중요한 상황에서는 여전히 빛난다. 특히 26일 필라델피아전에서는 종료 1분 전 2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중요한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시아캄은 올해 25세로 농구선수로는 성장기가 아닌 전성기에 도달한 나이지만 농구를 늦게 시작해 여전히 성장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올시즌 이를 입증하고 있다. 서부 콘퍼런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동부 콘퍼런스에서 시아캄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