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대구 찾아 “文대통령의 고집, 남자 박근혜 느낌”

입력 2019-11-27 14:39
원희룡 제주지사가 27일 대구 수성관광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제주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성격’을 거론하며 “남자 박근혜 같다”고 했다.

원 지사는 27일 대구 수성관광호텔에서 ‘아시아포럼 21’이 연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문 대통령이 (주변 의견을) 잘 듣는 것 같지만, 안 받아들이고 특정한 문제에 굉장히 고집이 세다”며 “소수 측근에 둘러싸여 바깥으로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는 건 ‘남자 박근혜’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고 언급했다.

발언이 센 것 같다는 반응에 원 지사는 “너무 센 발언인가. 서면 보고를 좋아하는 것도 (공통된) 특성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와 관련해 “원인을 자초한 사람들, 핵심급에 참여한 사람들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며 “책임을 전가하고 모두에게 흙탕물을 뿌리면 보수 전체가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은 재판이 끝나는 대로 형집행정지든, 특별사면이든 대통령이 쓸 수 있는 권한을 다 써서 석방해야 한다”며 “정치가 왜 필요한가. 정치는 법을 넘어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을 두고는 “지금은 단식보다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쇄신과 통합, 국회에서 대여 투쟁 등을 풀어나가는 리더십을 보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단식을 그만두라고 말하지 못하지만, 단식 이후 리더십을 어떻게 가져가는가가 중요하다”며 “12월은 국회의 클라이맥스인데 단식을 너무 일찍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총선을 예측하면서 “결국은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드는 정당이 이기고 쇄신을 강하게 하는 쪽, 국민의 답답함을 많이 담는 쪽이 이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정기국회 끝나고 12월 하순부터 내년 1월까지 대풍운이 몰려올 것”이라며 “다가오는 폭풍의 시대에 풍운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총선 전 한국당 입당 여부에 대해서는 “혼자 입당하는 건 의미가 없다. 슬그머니 입당하진 않겠다”고 밝혔다.

사회자가 ‘입당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보겠다’고 하자 원 지사는 미소만 지었다. 곁에 있던 보좌진들은 취재진에게 “보수 야권이 통합되었을 때”라고 설명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