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체감경기가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과 주가상승 등 대내외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데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9를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2.3포인트 오른 수치로 지난 4월(101.6) 이후 7개월 만 기준선인 100을 넘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 가운데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소비자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2003∼2018년)보다 낙관적이고, 100이하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한은 관계자는 “주가 상승과 미·중 무역협상 진전, 국내 경기 반등 기대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소비자심리지수(CSI) 구성 항목들도 오름세를 보였다. 가계 재정 상황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생활형편전망 CSI는 95, 가계수입전망 CSI는 99로 각각 2포인트씩 올랐다. 소비지출전망 CSI는 1포인트 오른 109로 집계됐다. 현재생활형편 CSI는 92로 한 달 전과 같았다. 현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묻는 현재경기판단 CSI는 1포인트 오른 73, 향후경기전망 CSI는 4포인트 상승한 81이었다.
주택가격전망을 밝게 보는 이들이 많았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전월보다 5포인트 오른 120으로, 지난해 9월(128) 이후 가장 높았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앞으로 1년 뒤 주택가격이 지금보다 오를 것인지에 관한 지수다. 집값이 상승한다고 보는 소비자가 더 많으면 100을 넘게 된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정부의 9·13 부동산대책이 나온 지난해 9월 128까지 치솟았다가 급락했다. 지난 3월(83)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가 4월부터 반등해 8개월 연속 상승했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했지만, 소비자들의 심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른 영향을 받았고, 지난 몇 달간의 추세에 비해 상승 폭이 컸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