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인 줄 알았는데… 200만원짜리 나치수용소 죄수복?

입력 2019-11-27 00:30
다이어트 프라다가 유대인들이 입었던 줄무늬 죄수복(왼쪽)과 로에베의 신제품을 비교한 사진. 다이어트 프라다 인스타그램

스페인의 한 명품 브랜드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수용소에 수감된 유대인들이 입었던 줄무늬 죄수복을 연상시키는 제품을 출시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이 업체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해당 제품 판매를 취소했다.

24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스페인의 명품 브랜드 로에베(Loewe)는 지난 14일 1840달러(한화 약 216만원)에 달하는 줄무늬 상의와 하의를 출시했다. 로에베 측은 “해당 작품은 19세기의 영국 도예가 윌리엄 드 모건의 패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제품이 출시된 후 나치 수용소의 죄수복 같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특히 유명 브랜드의 표절 등을 고발하며 인스타그램의 유명 인사가 된 ‘다이어트 프라다’가 “로에베의 줄무늬 상의와 바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수백 만의 유대인들이 강제 수용소에 입도록 강요당한 옷과 거의 동일하다”고 주장해 논란이 더욱 거세졌다.

다이어트 프라다가 유대인들이 입었던 줄무늬 죄수복(왼쪽)과 로에베의 신제품을 비교한 사진. 다이어트 프라다 인스타그램

로에베 측은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자사의 웹 사이트에서 해당 제품을 삭제했다.

로에베는 “(유대인 모욕) 의도는 절대 없었다”며 “상처를 받은 모든 사람들에게 사과한다. 모든 상품을 진열대에서 치웠다”고 발표했다.

패션 브랜드가 유대인 학살 역사에 무심하다는 비판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스페인의 패션 브랜드인 ‘자라’는 줄무늬 티셔츠에 노란별이 그려진 티셔츠를 판매해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이는 유대인들이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노란색 ‘다윗의 별’을 가슴에 붙이고 다니도록 한 모습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자라 측은 “미국 서부 영화 보안관의 별을 아이디어로 삼은 것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몇 시간만에 전 제품을 매장에서 회수했다.

소설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