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활강’ 러시아 3인조, 엘시티 101층서도 뛰어내렸다

입력 2019-11-26 15:54
부산 도심에서 낙하산 활강을 즐긴 러시아인이 자신의 SNS에 올린 영상 중 일부. 빨간 원 안에 활강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인스타그램 캡처. 연합뉴스

부산 해운대구 고층 건물들에서 낙하산 활강을 즐기다 검거된 러시아인들이 국내 최고 높이 주상복합아파트인 ‘해운대 엘시티’ 101층에서도 뛰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인 A씨는 한 고층 건물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찍은 사진을 지난 24일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사진에는 “이제 공개할 수 있게 됐다. 413m에서 점프 전, 세련된 랜딩”이라는 설명이 달렸다.

이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A씨가 언급한 ‘413m’는 ‘해운대 엘시티’를 이루는 3개 건물 중 가장 높은 건물인 ‘랜드마크 타워’의 높이 411.6m와 비슷한 수치라며 촬영된 장소를 엘시티로 추측하고 있다. 사진 속 주변 건물 및 구조물들의 배치도 엘시티임을 짐작게 한다. 또 사진 속에는 엘시티 시행사가 설치했던 크리스마스트리 등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지난 6일 이들이 입국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촬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A씨는 엘시티 사진을 공개한 다음 날인 25일에도 해당 사진을 언급하며 “한국인들에게 왜 뛰어내렸냐는 질문이 쏟아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A씨가 지난 24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엘시티 101층에서 촬영된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연합뉴스


A씨를 포함한 러시아인 3인조는 지난 9일 오후 8시 부산 해운대구 한 40층 오피스텔 건물 옥상에 무단 침입해 낙하산을 매고 인근 대형 마트 옥상을 향해 뛰어내렸다. 그 다음 날에는 도시철도 해운대역 인근 호텔 42층 옥상에 무단으로 들어간 뒤 낙하했다. 이들은 SNS에 이런 행위들을 편집해 올리기도 했다.

다수의 부산 시민들은 이들의 고공 낙하를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지난 12일 이들을 체포해 10일간 출국을 금지하고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 과정에서 잘못을 인정한 A씨와 친구들은 500만원의 벌금을 예치한 뒤 풀려나 지난 22일 출국했다.

이들은 ‘베이스 점핑 예술가’로 알려졌다. 베이스 점핑은 도심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극한 스포츠 중 하나로 유럽 등 여러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