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자체들이 각약각색의 캐릭터를 개발해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난감해 하고 있다.
26일 중구와 남구 등에 따르면 중구는 중구의 ‘울산 큰애기’ 캐릭터가 큰 인기를 끌면서 조형물을 설치해 달라는 민원이 급증하고 있지만 마냥 즐거워할 수는 없는 처지다. 예산 문제로 당장은 조형물을 더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구는 2016년 ‘울산 큰애기 관광 브랜드화’ 방안으로 이 캐릭터를 개발했다. 이어 울산 큰애기 캐릭터를 명예 공무원으로 임명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활용한 관광 홍보대사 역할을 맡겼다.
울산큰애기 조형물은 주근깨 있는 얼굴에 붉은색 원피스를 입고, 새침한 표정을 한 것이 특징이다. 단발머리에는 핀을 꽂았다.
중구는 올해의 관광도시 사업 일환으로 ‘셀카’를 찍는 모습, 손을 흔드는 모습 등 다양한 형태 울산큰애기를 24개를 제작해 23개를 원도심에, 나머지 1개를 구청 표지석 옆에 설치했다.
관광도시 사업과 별도로 초등학교 주변 횡단보도와 전통시장 입구 등에도 20여개 조형물을 설치 했다.
다채로운 모습을 한 울산큰애기가 명물로 자리 잡으면서 최근 추가 설치를 요청하는 민원이 10건 이상 접수됐다.
그러나 중구는 구 재정이 빠듯해서 내년 울산큰애기 조형물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했다.
지금까지는 올해의 관광도시 사업으로 국비 50%, 시비 25%를 지원받아 구비 부담이 25%에 그쳤지만 사업이 올해 완료되면 구비만으로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처지다.
중구는 예산 확보 방안을 다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래 도시로 알려진 남구는 과거 장생포의 부흥을 상징하기 위해 2016년 ‘돈 물고 있는 개’ 캐릭터를 만들어 특허출원 신청까지 했지만 예산 삭감 등으로 사업 자체가 무산됐다.
이 캐릭터는 장생포에 포경 산업이 활발하던 시절 ‘지나가던 개도 만원을 물고 다닐 정도로 부유했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다.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입구에도 돈을 물고 있는 개의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남구 관계자는 “이 캐릭터를 공모전에 출품 시키는 등 남구를 상징하는 캐릭터로 키워보려고 했지만 ‘돈을 물고 있는 다’는 부정적인 여론 등으로 예산 전액이 삭감되어 중단 됐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