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 단식 농성을 엿새째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잎은 떨어뜨려도 나무 둥지를 꺾을 수는 없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간밤 성난 비바람이 차가운 어둠을 두드린다. 이 추위도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요”라고 적었다. 본인이 겪고 있는 정치적·육체적 고난을 빗댄 표현으로 읽힌다.
황 대표는 단식 농성에 들어가면서 지난 22일 김영삼(YS) 전 대통령 서거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한국당 주최로 열린 추모행사에도 불참했다.
대신 박맹우 사무총장을 통해 보낸 추모사에서 “1983년 대통령께서 단식투쟁을 통해 사수하셨던 자유민주화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다”고 했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던 YS의 단식투쟁 뜻을 좇아 자신도 ‘잎은 떨어뜨려도 나무 둥지를 꺾을 수 없다’는 각오로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황 대표는 “가장 어두운 독재 시절에도 ‘오늘 죽어도 영원히 사는’ 정신, ‘새벽이 온다’는 정신으로 새길을 내셨다”고 YS의 단식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자신의 단식을 ‘필사즉생’으로 표현했다.
그는 그러면서 “좌파독재의 다른 이름인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연비제(연동형비례대표제)법을 막기 위해 우리 당은 치열하게 투쟁하고 있다”며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단식 농성을) 중단하지 않겠다. 자유와 민주와 정의가 비로소 살아 숨 쉴 미래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지난 20일 단식에 들어간 황 대표는 최근 사흘 연이어 청와대 주변에 마련한 텐트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 전날부터는 앉아있지 못한 채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 지내고 있는 상황이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