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 괴롭힌 악플과 우울증… 지난 여름에도 극단적 선택

입력 2019-11-24 21:14
가수 구하라. 뉴시스

끝내 세상을 떠난 가수 구하라(28)가 과거 악플로 인한 괴로움과 그에 따른 우울증을 고백했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걸그룹 카라 멤버로 국내외에서 큰 사랑을 받은 구하라는 그룹 해체 이후 개인적인 부침을 겪었다. 지난해 9월 전 남자친구 최모씨와의 쌍방 폭행 사건에 휘말렸고, 안검하수 수술로 인해 도 넘은 악플에 시달리기도 했다.

지난 5월 한 차례 극단적 시도를 해 주위의 우려를 샀다. 당시 매니저의 신고로 급히 병원으로 이송돼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구하라는 “여러 일이 겹치면서 마음이 약해졌고, 괴로웠다. 해서는 안 될 일을 선택했다. 이제 마음을 강하게 먹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후 구하라는 꿋꿋이 견뎌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 6월 SNS에 “하라 잘 지내고 있어요” “미안하고 고마워요. 더 열심히 극복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라는 적었다. 꽃밭이 담긴 사진을 올리면서 “꽃길 걷자. 긍정”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당시 악플로 인한 괴로움을 토로하며 악플러에 대한 강경 대응 의지를 밝혔다. 구하라는 “앞으로 악플 선처는 없다”면서 “제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여러분들께서도 예쁜 말 고운 말 고운 시선으로 보일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우울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구하라는 “우울증 쉽지 않은 거다. 마음이 편해서 우울증이라고? 열심히 일한 만큼 얻은 저의 노력이다. 당신도 우울증일 수도 있다는 걸, 아픈 사람이라는 걸 모르는 걸까”라고 썼다.

그러면서 “공인, 연예인, 그저 얻어먹고 사는 사람들 아니다. 그 누구보다 사생활 하나 하나 다 조심해야 하고, 그 누구보다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고통을 앓고 있다”고 토로했다.

구하라는 최근 일본에서 활동을 재개해 새 싱글 앨범을 발표하고 투어 공연도 열었다. 걱정하는 팬들을 위해 SNS 활동도 활발히 하며 꾸준히 소통했다. 하지만 24일 끝내 안타까운 비보를 전하고야 말았다. 오후 6시쯤 서울 강남구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