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성장률 전망 ‘2% 마지노선’ 지켜낼까…기준금리 ‘관망’ 굳어져

입력 2019-11-24 15:57

한국은행이 오는 29일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시장의 관심은 올해 경제성장률(실질 국내총생산)을 얼마나 낮춰 잡을지에 쏠린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2%’를 지켜낼지가 초점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2%대 성장률 달성이 어렵다고 진단한다. 정부지출 효과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는 데다, 기업 실적마저 부진하다. 내년 성장률은 올해보다 소폭 반등하겠지만 이마저도 ‘기저효과’에 기댈 가능성이 높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24일 “올해 경제성장률 2%대 달성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올해 3분기의 성장률(0.4%) 부진을 만회할 만한 요소가 4분기에 없다는 것이다. 정부의 재정지출 효과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3분기 기업 실적은 저조했다. 기업 경기 둔화로 향후 세수가 줄어들면 그나마 기대고 있던 정부의 재정지출 능력도 점점 바닥을 드러낸다. 여기에 일시적으로 상승한 에너지 가격을 제외하면 꿈쩍도 않는 물가상승률도 문제다.

한은 안팎에서도 위기감이 감지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4일 국회 종합감사에서 올해 2%대 성장이 쉽지 않다고 말했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국내 경제는 지난 7월(2.2%)의 성장 전망경로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국내 경제연구기관들도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제외하고 대부분 올해 성장률로 1%대 후반을 지목한다.

내년 성장률이 얼마나 회복할지도 시장의 눈길을 끈다. 한은이 지난 7월에 제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5%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은 각각 2.3%, 2.2%를 예상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경기가 워낙 바닥을 쳤기 때문에 전년 대비로 책정하는 경제성장률은 내년에 소폭 반등할 수 있다. 하지만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아시아권 경기 침체가 뚜렷해 내년 한국의 수출과 성장률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했다.

오는 29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될 분위기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한은이 두 차례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고 한 만큼, 연내 ‘역대 최저 금리’라는 리스크를 안고 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