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 내부거래’ 통한 사주일가 ‘일감 몰아주기’도 들여다 봐
공정거래위원회가 호반건설의 ‘독과점’ ‘일감 몰아주기’ 조사에 착수했다. 호반건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분양한 아파트 용지를 독과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용지를 활용해 사주 일가에게 일감을 몰아 준 혐의도 조사 대상이다. 사주 일가는 이를 통해 1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호반건설의 불공정 경쟁 및 부당 내부 거래 협의 확인을 위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LH와 호반건설 자료를 서면 조사한 이후 조치다.
발단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의혹이다. 지난달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감에서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불을 지폈다. 2008~2018년 LH에서 분양한 473개 아파트 용지 중 142개(30.0%)가 중흥건설·호반건설·우미건설·반도건설·제일풍경채 5곳의 중견 건설업체에 돌아갔다는 것이다. 5곳 중 호반건설은 두 번째로 많은 44개(9.3%) 아파트 용자를 낙찰받았다. 낙찰받은 용지의 전체 면적은 1.86㎢에 달한다. 축구장 260개 크기에 달하는 규모다.
송 의원은 당시 호반건설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도마에 올렸다. 낙찰받은 아파트 용지를 사주 일가에게 몰아줬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장남과 차남이 각각 7912억원, 4766억원의 분양 수익을 올렸다고 비판했다. 현행법상 부당 내부거래 및 일감 몰아주기를 의심해 볼 수 있을 법한 대목이다. 송 의원은 “중견 건설업체들이 불법적으로 증여하는 것을 전수 조사하고 필요에 따라선 이익을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달 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감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녀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호반건설’을 콕 집었었다. 이에 대해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었다. 이후 실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상황과 관련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