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국내 최초 독자개발로 美 FDA 승인

입력 2019-11-22 17:47

SK㈜의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혁신 신약 엑스코프리™(XCOPRIⓇ, 세노바메이트정)가 22일 성인 대상 부분 발작 치료제로 美FDA(식품의약국)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 혁신 신약으로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NDA)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하여 FDA의 승인을 받은 것은 국내 최초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엑스코프리의 마케팅과 판매를 직접 맡아 2020년 2분기에 미국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01년부터 기초 연구를 시작으로 임상시험과 인·허가 과정을 거쳐 FDA의 신약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이 자력으로 FDA 신약 승인을 받은 전례는 없었기에, 대한민국 제약 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신약 개발은 최태원 SK회장의 각별한 지원이 밑바탕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SK는 1993년 신약개발 착수 이래 불확실성 속에서도 최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제약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갔고, ‘기존에 없던 혁신 신약 개발’이라는 결실을 일궈냈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개발 및 허가 전 과정을 지휘한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이번 승인은 SK바이오팜이 앞으로 뇌전증을 포함해 중추신경계(CNS) 분야 질환에서 신약의 발굴, 개발 및 상업화 역량을 모두 갖춘 글로벌 종합 제약사로 거듭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SK바이오팜의 R&D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감격적 성과”라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약 2만 명이 매년 새롭게 뇌전증으로 진단 받고 있으며, 뇌전증 환자의 약 60%는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해도 여전히 발작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시판 허가는 1-3개의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중임에도 부분 발작이 멈추지 않는 성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2개의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임상시험과 대규모 다기관 오픈라벨 안전성 임상 시험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이 시험들은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세계 여러 국가에서 실시됐고, 엑스코프리는 시험한 모든 용량에서 위약투여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발작 빈도를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 외에 FDA 승인을 받아 지난 7월부터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면장애신약 수노시(성분명: 솔리암페톨)까지 FDA 승인을 받은 혁신 신약(독자개발·기술수출 포함)을 2종 보유하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