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월성 사용후 핵연료시설 증설 ‘보류’

입력 2019-11-22 14:56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월성원자력본부의 맥스터 증설 결정을 보류했다. 맥스터는 ‘사용 후 핵연료 보관 시설’로 냉각을 마친 후 임시 저장하는 곳이다.

원안위는 22일 맥스터 추가 건설을 위한 ‘월성 1~4호기 운영 변경 허가안’을 다음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원전 원자로에서 꺼낸 사용 후 핵연료는 우선 습식 저장 시설의 물탱크 속에 보관한다. 사용 후 핵연료는 열이 어느 정도 식으면 건식 저장 시설로 옮겨 임시 보관할 수 있는데, 이 시설의 한 종류가 맥스터다.

현재 월성원자력본부에는 맥스터 7기가 운영 중이다. 그러나 시설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은 시설 추가 건설을 위해 원안위에 허가를 신청했으며, 원안위는 안전성 평가를 심사하고 있다.

그러나 원안위는 이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엄재식 원안위원장은 “요청된 자료에 대해 원자력안전기술원(KINS)과 원안위 사무처가 면밀히 검토한 후 추후 안건을 재상정하겠다”고 말했다.

맥스터 추가 건설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월성원자력본부 내 건식 저장 시설 저장률은 올해 6월 기준으로 96.04%에 달한다. 건식 저장 시설은 구조에 따라 캐니스터와 맥스터로 분류되는데, 캐니스터는 완전 포화 상태고 맥스터는 92.2%가 찼다. 2021년 11월이면 맥스터도 포화 상태가 될 전망이다.

국내 대학 교수 200여 명의 모임인 ‘에너지 정책 합리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는 지난 6월 성명서를 내고 맥스터 추가 건설을 촉구했다. 반면 탈핵시민행동, 고준위핵폐기물전국회의 등 시민단체는 이날 원안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맥스터 같은 임시 저장 시설도 공론화를 통해 정책 결정을 한 뒤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심사를 강행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