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갇힌 코알라 보자 속옷 차림으로 뛰어든 여성 (영상)

입력 2019-11-23 03:30
유튜브 영상 캡쳐

코알라 한마리가 괴로운 듯 불속을 헤매자 한 여성이 속옷만 입은채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갔다.

호주 현지 매체인 뉴스9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에서 역대 최악의 산불이 났다”며 뜨거운 불길 위를 힘겹게 피해 다니는 코알라의 모습을 지난 20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숲속 불길은 활활 타오른다. 코알라는 도로와 불 붙은 낙엽 위를 정신 없이 헤집고 다닌다. 이 모습을 발견한 호주 여성 토니 도헐티(Toni Doherty)는 안절부절 못하는 코알라에게 달려갔다. 그녀는 입고 있는 티셔츠를 벗어 코알라에게 덮어주고 품에 안아 구출했다. 그리고는 생수병을 가져와 코알라 몸에 물을 뿌려줬다. 코알라는 벌컥벌컥 물을 마시면서도 고통스러운 듯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 때 일행인 남성은 담요를 가져와 코알라 몸에 감쌌고 두 사람은 인근 코알라 병원으로 향했다.

유튜브 영상 캡쳐

이 코알라는 14살 수컷으로 이름은 루이스(Lewis)다. 코알라 병원에서 치료 후 먹이를 먹는 등 상태가 호전되기는 했으나, 심각한 화상을 입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

토니는 “남편과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산불이 난 것을 발견했다. 고통스러워 하는 코알라를 보고 나도 모르게 뛰어들어갔다”며 “괴로움에 소리를 지르던 루이스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들은 호주 시민들은 “박수를 보낸다” “정말 멋지다” “감사합니다. 감동했어요” 등 그녀의 용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편 지난 8일 호주 동부 지역에 발생한 산불은 뉴사우스웨일스와 퀸즈랜드 2개 주를 휩쓸었다. 20일 현재 4명이 사망했고, 300여채의 가옥이 전소됐다. 뉴사우스웨일스 지역에서는 350마리의 코알라가 목숨을 잃었다.

1600여명의 소방대원이 진화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도 불길은 잡히지 않고 있다. 고온과 강풍이 계속되면서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포털사이트에서 영상이 노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