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개봉과 동시에 국내 극장가를 점령했다. 90%를 넘는 압도적인 예매율로 대다수의 상영관을 점유하면서, 일각에서는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개봉한 ‘겨울왕국2’는 오후 6시 기준 예매율 91.5%를 기록하고 있다. 전편에 이은 또 한 번의 신드롬이 시작된 셈이다.
사전 예매량만 112만3148명에 달한다. 역대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가운데 사전 예매량이 100만장을 넘은 건 처음이다. ‘어벤져스’ 시리즈에 버금가는 대기록이다.
이처럼 열렬한 반응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2014년 개봉한 1편 ‘겨울왕국’이 국내 관객 1029만명을 동원하며 기록적 흥행을 일궈낸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겨울왕국2’ 개봉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비상한 관심이 쏟아진 건 당연했다.
‘겨울왕국2’는 주인공 엘사와 안나가 숨겨진 과거의 비밀과 새로운 운명을 찾기 위해 떠나는 모험기를 그린다. 가을을 배경으로 한 아렌델 왕국의 환상적 비주얼과 흥미로운 스토리, 귓가에 맴도는 OST가 한데 어우러져 호평을 얻고 있다.
한편 국내 영화인들은 극단적 쏠림 현상에 적잖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영화다양성확보와 독과점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이하 반독과점영대위)는 21일 공식 입장을 내고 “‘겨울왕국2’ 개봉에 따른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재점화되면서 동시기 개봉한 한국영화들은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독과점영대위는 22일 오전 ‘겨울왕국2’ 스크린 독과점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예고하기도 했다. ‘겨울왕국2’ 개봉 전까지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던 영화 ‘블랙머니’의 제작자와 정지영 감독이 참석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반독과점영대위는 “(우리는) 특정 영화가 스크린 수를 과도하게 점유하는 스크린독과점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며 “이는 다양한 영화 관람을 원하는 관객들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한국영화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