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문제는 삼성”…중국산 애플제품 관세면제 시사

입력 2019-11-21 15:1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오스틴의 애플 조립공장을 방문해 중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들어오는 애플 제품에 부과되는 관세를 면제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오스틴의 애플 조립공장을 방문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옆에 두고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나란히 서서 “우리의 문제는 삼성”이라며 “삼성은 훌륭한 회사지만 우리의 경쟁자”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삼성 제품은 추가 관세를 내지 않는데, 중국에서 생산되는 애플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공정치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애플을 어느 정도 삼성과 비슷한 기준으로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미 정부의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 조치로 12월 15일부터 종전까지 관세를 면제받던 아이폰과 아이패드, 노트북 등 중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대해 수입 관세를 물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억울함을 호소하는 애플의 하소연을 들어줄 뜻임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CEO를 옆에 두고 미국에 새로운 공장을 짓거나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길 것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이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면 관세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나는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에도 ‘애플이 중국이 아닌 미국에 공장들을 짓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애플을 압박했다.

쿡 CEO와 공장 노동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고가 데스크톱 PC인 맥프로 조립 과정과 ‘미국에서 조립됐다’고 적힌 은색 패널을 보여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중국은 내가 원하는 것보다 훨씬 더 타결하고 싶어한다”면서도 “나는 그들이 내가 원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P통신은 탄핵 위기 상황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호황을 보여주기 위해 애플 공장 방문을 기획했다고 보도했다. 쿡 CEO는 그런 트럼프 대통령을 앞에 두고 “미국 경제가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