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방탄소년단 제외한 그래미상에 “뒤처져 있다” 비판

입력 2019-11-21 14:35
'제61회 그래미 어워드'에 시상자로 참석한 방탄소년단. 뉴시스

방탄소년단(BTS)이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 후보에 들지 못하자 외신들도 놀라움을 표했다.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NARAS)는 21일 제62회 그래미 어워즈 84개 부문의 후보 명단을 모두 공개했다. 방탄소년단은 그간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신인상(The Best new artist)’ 등의 후보로 거론됐으나 제61회 시상식에 이어 이번에도 후보 명단에도 오르지 못했다.

통상 그래미 어워즈는 영어권 아티스트와 힙합·댄스 음악에 배타적인 성향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전 세계적 인기는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지난 4월 발매된 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는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정상에 올랐고, 1년2개월간 진행된 월드투어는 2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특히 방탄소년단이 지난 2월 제61회 그래미 어워즈에 ‘베스트 R&B 앨범’ 시상자로 초대받기도 했던 만큼 가능성이 충분해 보였다.

이런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방탄소년단이 끝내 외면받자 외신들은 그래미의 결정을 비판하는 한편 실망한 팬들의 반응도 함께 전했다.

연예 매체 롤링스톤지는 “2020 그래미 어워즈 후보가 발표됐지만, 방탄소년단은 어디에도 없었다”며 “시상식 측이 케이팝(K-pop)을 외면한 것은 가요계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롤링스톤지는 “지난 1년간 미국의 주요 음반 회사들이 케이팝을 홍보하기 위해 분투했다”면서 “방탄소년단은 케이팝의 미국 진출을 이끄는 존재다. 보수적이고 경쟁이 치열한 라디오 세계도 사로잡았다. 그런데도 그래미 측은 인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스너들의 관심은 한국을 비롯해 다양한 국가로 확대되고 있지만 그래미는 늘 그랬듯 뒤처져 있다”고 비판했다.

USA투데이는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오르든 오르지 않든, 그들은 음악으로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팬들을 위로했다. 이 매체는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자기애, 자기만족, 정신건강이라는 교훈을 공유하며 영감을 주었다”고 평가하면서 “팬들은 지난 몇 주간 지명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슬프게도 그런 일은 이번에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은 항상 음악을 만들기 원하고, 팬들은 그 음악을 통해 위안받고 치료되길 원한다”며 “사람들이 그렇게 원하는 이상 그래미가 아니라 방탄소년단이 이긴 것”이라고 했다.

CNN도 “그래미 어워즈 불발에 방탄소년단 팬들이 뿔이 났다”며 팬들이 트위터 등 SNS상에서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빌보드지, 버즈피드 등 연예 매체들도 이런 팬들의 반응을 전하는 데 동참했다.

메트로 등은 방탄소년단과 노래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협업한 미국 가수 할시(Halsey)가 “방탄소년단이 노미네이트 되지 못했다니, 그들이 인정받지 못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미국은 전 세계 움직임에서 매우 뒤처져 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제62회 그래미 어워즈는 내년 1월 26일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개최된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