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특목고 없앤다는데… 대구국제고 괜찮나

입력 2019-11-21 10:58 수정 2019-11-21 11:20

정부의 자사·특목고 일반고 전환 방침에 대구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대국국제고등학교(조감도)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대구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국 최초의 중국·다문화 중심 공립 특수목적고인 대구국제고는 지난해 6월 착공했으며 2021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학교는 중국 전문가와 다문화 인재 육성을 위해 운영될 예정이다.

360억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되며 현재 10%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2012년 교육국제화특구로 지정된 대구 북구 도남택지개발지구 내 옛 도남초 폐교부지에 연면적 2만2615㎡, 지하1층 지상4층 규모로 들어선다. 국제교육실과 다목적공연장, 커뮤니티 스트리트, 계단식 교실, 중층 도서관, 다양한 중국·일본·영어교실, 정독실 등은 물론 전교생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까지 갖춘 국내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현 정부가 고교 서열화와 입시학원화를 이유로 자사고와 특목고를 2025년에 한꺼번에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했고 또 이를 위한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을 올해 안에 개정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미 설립 예산을 확보했고 교육부의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개교와 운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법적 근거가 사라지면 개교와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전교조 대구지부는 성명서를 통해 “올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2021년 개교 예정인 대구국제고는 법적 근거가 없어 운영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며 “대구시교육청은 법적 근거가 있던 2015년 설립 승인을 근거로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구시교육청은 교육부의 일반고 일괄 전환 발표 이후 2주가 지나도록 국제고 추진과 관련해 교육부에 아무런 질의나 사실 확인조차 거치지 않았다”며 “지금도 대구국제고 공사에 예산이 들어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구시교육청의 무책임한 대응은 직무유기이며 특권교육을 심화시키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