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고 싶다” 구리가 동갑내기 라이벌 이세돌에게

입력 2019-11-20 15:58
뉴시스

이세돌(36) 9단의 은퇴 소식에 동갑내기 라이벌 구리(36·중국) 9단이 “이 순간 그를 세게 안아주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구리는 19일 자신의 SNS에 이세돌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적었다. 그는 “강적을 두려워하지 않고 알파고와 싸워 이겨 인류의 지혜 문명을 지켜준 것에 감사한다”며 “당신은 내가 항상 좇던 목표였다. 나를 격려해주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고 썼다.

그러면서 “예전에 네가 이런 말을 했었지. 산 정상에서 미끄러져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난 이미 멋지게 살았다고”라며 “너의 지난날에 건배! 너의 미래에 건배! 앞으로도 네가 더욱 유일무이한 이세돌로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이세돌은 이날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현역 프로기사로 24년 4개월간 바둑을 뒀다. 그는 1995년 12세의 나이로 입단한 후 세계대회에서 18차례 우승했다. 국내에서는 무려 32차례 우승했다. 이세돌은 2016년 구글 딥마인드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대결해 1승 4패를 기록했다. 인류가 알파고를 상대로 거둔 유일한 승리다.

이세돌과 구리는 2000년대 세계바둑을 풍미했다. 2014년 이세돌의 고향 신안과 구리의 고향 충칭을 오가며 대결하기도 했다. 이세돌이 6승 2패로 구리에 완승하면서 상금 500만위안(약 8억5000만원)을 받았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