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위조 의혹’ 미나 장, 결국 사임… “항복한 것 아니다”

입력 2019-11-19 15:52
미나 장. 미 국무부 홈페이지

한인 출신 여성으로 이례적으로 트럼프 행정부 고위직에 올랐던 미나 장(35) 미국 국무부 분쟁안전국(CSO) 부차관보가 학력·경력 위조 논란으로 결국 사직서를 제출했다.

19일 미국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미나 장 부차관보가 지난 13일 의혹이 제기된 직후 국무부에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사직서는 제출 즉시 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미나 장은 사직서에서 “내가 사임하는 이유는 항복이 아니라 항의의 뜻”이라며 “현시점에서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유일한 선택지는 사직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나의 자격이나 성품이나 인성을 공격하는 인격 살인이 자행되고 있는데도 국무부의 상관들은 날 보호해주거나 나서서 진실을 말해주길 거절했다”며 “내가 나에 대한 거짓 비난에 맞서 답할 기회를 주지도 않았다”고 항변했다.

앞서 미나 장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국제개발처(USAID) 부처장으로 지명하며 화제를 모았다. 정부 관료로서는 이례적으로 4만2000여명의 SNS 팔로워를 보유한 미나 장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부 장관 등과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인맥을 과시하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 2009년 미국과 한국에서 정식 앨범을 낸 가수였다는 경력이 보태지자 트럼프 행정부에 신선함을 더해줄 젊은 인사로 주목받았다. 특별한 외교경력이 없는데도 차기 필리핀대사 내정설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NBC는 지난 13일 미나 장이 국무부 자기 소개란에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고 기재했지만 실제로는 7주 단기 연수를 이수한 것에 불과했으며 육군전쟁대학 졸업 경력도 비슷한 수법으로 부풀려진 경력이라고 폭로했다. 또 미나 장의 얼굴이 실렸다는 시사 주간지 타임지의 특별판 표지 역시 확인 결과 합성 사진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미나 장은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우선 학력 위조에 대해 “하버드대에서 학위를 받았다고 말한 적은 없다”며 “같은 단기 프로그램을 들은 사람들이 링크드인(직장인 SNS)에 관행적으로 적은 것을 보고 따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타임지 표지 위조에 대해서는 “같이 봉사활동을 하던 친구들이 한 예술가에게 내 얼굴이 들어간 타임 표지를 만들도록 의뢰하면서 벌어진 해프닝”이라며 “언론 인터뷰에서 합성한 그 표지를 써달라고 의뢰하거나 써도 된다는 허가를 내준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국무부 대변인은 미나 장의 사임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박실 인턴기자